[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뉴욕 시그너처 은행 파산 여파로 은행권이 위기에 빠질 것이란 우려는 기우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BoA 등 주요 대형은행들이 1분기에 기대이상의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BoA는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한 262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251억6000만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순이익은 81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했다. 주당순이익은 0.95달러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81달러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한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웰스파고 또한 시장예상치를 넘어선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BoA마저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미국 4대은행 모두 어닝서프라이즈라는 행복한 결말로 끝나게 됐다.

SVB 파산직후만 해도 은행권 유동성 위기가 메이저은행들에게까지 번질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중소형은행들에 쏠려있던 자금들이 대형은행으로 이동하면서 오히려 메이저은행들은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만 주요 메이저은행 가운데 1분기 빈약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분기 매출이 122억2000만달러에 그쳐 전년동기대비 5%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전망치 127억6000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분기 순이익은 32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1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순이익은 8.79달러로 시장 전망치였던 8.14달러를 상회한 것이 그나마 희망적인 내용이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기업공개(IPO)와 채권발행이 부진했고 채권 및 주식거래 등이 위축되면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채권거래매출은 17% 하락했고, 주식거래 매출은 7%, 투자금융 매출은 26%나 급감해 실적에 먹구름을 안긴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설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자사주 매입이 많았던 업종은 금융주였다.

웰스파고와 JP모건이 각각 130억 달러, 120억 달러 어치 자사주를 매입했고, 최근 호실적을 발표했던 웰스파고 역시 1분기 4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에 자사주 매입을 중단했던 JP모건도 올해 1분기 들어 19억달러 어치를 매입하며 자사주 매입을 재개했다.

골드만삭스를 제외한 주요 메이저은행들이 잇달아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오는 5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가 또 한차례 인상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베이비스텝)할 가능성은 86.1%에 달했다. 연준이 또 한차례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미국 정책금리는 4.75~5.0%에서 5.0~5.25%로 올라가게 된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5월 금리인상을 끝으로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거나,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해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올해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하반기 금리인하 쪽으로 급격하게 방향이 기울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