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현대차그룹 정의선 호(號), SDV·첨단 전기차 플랫폼으로 70조 시장 잡는다

남지완 기자 입력 : 2023.04.21 05:00 ㅣ 수정 : 2023.04.21 05:00

24조 투자해 소프트웨어 역량과 고유 플랫폼 확보 나서
현대모비스·현대오토에버와 협력 관계 더욱 강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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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약 70조원 대 차량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잡아라'

 

현대차·기아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전기자동차 '톱3'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차량(SDV:Software Defined Vehicle)' 기술과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확보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프트웨어 및 고유 플랫폼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기차가 마치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역량을 잘 갖춰야 고객이 더 쉽게 다가설 수 있고 새롭게 부각되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시장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매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소프트웨어 시장은 2030년 500억달러(약 67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자체 전기차 플랫폼을 갖춰야 향후 안정적인 마진 확보도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24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는 야심찬 로드맵을 내놨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전기차 생산량을 연 364만대로 늘리는 목표와 함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상품성 강화 △전기차 전용 모듈 기술 개발이라는 기업 방향성을 강조했다. 구체화된 기업 방향을 설정해 진일보된 전략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현대차그룹은 앞서 언급한 3가지 전략에 대한 업무 배분 및 계열사 역할을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업계 관심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 상품성 강화, 전기차 전용 모듈 기술 확보에 집중되고 있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상품성 강화는 현대차·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협업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현대오토에버는 SDV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향후 활약이 기대된다.

 

그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은 현대차·기아와 현대모비스가 보다 긴밀히 협력해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단순히 차량만 잘 만들면 쉽게 판매되던 시대는 끝났다"며 "전기차에 최적화된 모듈 기술 확보와 소비자에게 최고의 편의성을 제공해주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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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SDV 개념도 [사진=현대차그룹]

 

■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가 전기차 상품성 강화 밑바탕 된다

 

현대차그룹이 내세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상품성 강화’ 역량을 갖추려면 보다 진화된 SDV 기술이 필요하다.

 

SDV는 차량을 거대한 스마트폰처럼 관리하는 것을 콘셉트로 한다. 이에 따라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전기차 성능을 늘 최신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차량용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토대가 돼야 통합 상품성 강화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차체, 프레임 등 하드웨어 기술만 강화하면 자동차 상품성 강화라는 목표를 결코 이룰 수 없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한 SDV 역량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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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지난해 말 공개한 6개 화면과 기능을 통합한 차량용 인포테이먼트 플랫폼 [사진=현대모비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스위스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 손잡고 SDV 기술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이먼트 플랫폼 'MIS'를 선보였다.

 

MIS는 디지털 클러스터, 증강현실(AR) 헤드업디스플레이(AR-HUD), 중앙 스택 디스플레이(CSD), 승객용 디스플레이 3개 등 총 6개 화면과 기능이 통합돼 있다. 이에 따라 운전자 및 동승자가 보다 최적화된 사용자 친화적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빌진’을 개발해 아이오닉6, 제네시스 G90 등에 관련 기술을 적용한 적이 있다. 이 기술은 지난 2021년 글로벌 안전인증기관 DNV로부터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표준(ISO26262) 인증의 최고 등급 'ASIL-D'를 취득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이 같은 업력을 기반으로 현대차·기아의 SDV 기술 제공에도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현대오토에버는 SDV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800명이 넘는 인원을 채용했으며 올해도 우수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더해 현대차그룹은 SDV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 초 그룹 계열사 및 소프트웨어 협력업체 17개사와 ‘차량용 제어기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과거에는 계열사가 각각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후 이를 여러 하드웨어에 접목시켜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이번 MOU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및 개발 환경 구축에 대한 효율성 향상, 개발 솔루션의 표준화 공유 등을 확보했다”며 “협력사들과의 정기적인 기술공유로 수준 높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확보해 SDV 가속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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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지난 2020년 공개한 E-GMP 플랫폼 [사진=현대차그룹]

 

■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확보에 명운 달려... 핵심은 모듈 기술

 

전기차 시대의 성패는 전기차 플랫폼 확보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 1위는 테슬라(65%)가 차지했고 포드(7.6%), 현대차·기아(7.1%)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이처럼 빠르게 앞서 나갈 수 있는 것은 지난 2014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도입해 전기차 양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배터리, 전기모터, 인버터 등을 모듈 형태로 제작한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술을 보유해 전기차 부품의 표준화, 공용화 등 이점을 챙길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여러 차종·차급을 더욱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으며 보다 향상된 마진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 2020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열었다. 

 

현대차가 이 플랫폼을 도입해 차량 제조에 따른 복잡도를 줄였고 생산효율도 높여 결국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를 기반으로 한 전용플랫폼 개발을 끝내겠다는 향후 사업 전략을 밝혔다. 

 

IMA는 전기차에서 요구되는 기능과 이 기능을 제공하는 부품 간 관계를 유기적으로 설계하고 차량 전자제어장치(ECU)에 따른 기능분배, 전원 및 통신에 대한 독립성 등을 고려해 설계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E-GMP 플랫폼의 공용 활용성 범위를 넓혀 승용 전기차 플랫폼 eM를 도입할 방침이다. 현재 아이오닉 5에는 E-GMP 플랫폼이 적용돼 생산되고 있는데 2025년부터 eM 플랫폼을 활용해 보다 혁신화된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eM 플랫폼 적용으로 2025년 생산되는 전기차는 현재 아이오닉5의 주행가능거리인 500km에서 약 50% 증가할 것"이라며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적용,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적용 등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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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세계 모든 배터리 및 완성차 기업은 셀, 모듈, 팩 단계를 활용해 전기차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게다가 셀-모듈-팩 단계로 구성한 현 셀투모듈 배터리 공정을 2025년에 모듈 단계가 제거된 셀투팩 방식으로 바꾸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셀’은 배터리 1개 기본 단위이며 이를 10~20개 묶은 것을 ‘모듈’, 그리고 모듈을 10~40개 묶은 것을 ‘팩’이라고 한다.

 

현대차그룹은 셀투팩 기술을 활용해 보다 많은 배터리를 탑재하고 전기차 에너지 밀도를 높일 계획이다.

 

게다가 최종적으로는 배터리 셀을 직접 차량 섀시(차체)에 부착해 차체와 배터리를 일체화하는 ‘셀투프레임’ 공정 적용도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로드맵을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모비스, 현대케피코와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샤시모듈, 칵핏모듈 등을 설계·생산하고 있다.  현대케피코는 미래 차량 집중형 아키텍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전기차, 수소차 등과 관련된 역량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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