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3년 만에 축발기금 773억원 출연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가 3년 만에 특별적립금 772억8000만 원을 출연해 축산발전기금사무국에 전달했다고 14일 밝혔다.
축산발전기금은 축산법에 근거해 출연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운영기금으로 축산업의 경쟁력 제고, 축산기술 보급 등 국내 축산업 발전을 위해 활용된다. 재원은 정부의 보조금 및 출연금, 축산물 수입 이익금, 자체 수익금 등이며 이중 한국마사회의 납입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마권 발매 등을 통한 이익금의 70%를 매년 발전기금으로 납입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축산발전기금이 설치된 1974년부터 2020년까지 누적 3조원 이상의 기금을 납부해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경마공원의 고객입장이 장기간 중단됨에 따라 한국마사회는 매출 급감으로 축산발전기금 출연이 불투명해졌고 동시에 말산업계 역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마사회는 급히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며 경주마 생산농가와 말관계자들의 생계보호를 위해 매출 없는 무관중 경마를 시행하며 경마산업 기반을 유지했다.
임직원들은 자발적 휴업과 임금동결 및 반납 등 자구노력을 기울이며 말산업 관계자들의 고통을 분담했다. 또한 비업무용 자산을 대량 매각하며 말산업 생태계 보호를 위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예상보다 길어진 코로나19 상황으로 한국마사회는 2년간 무려 8000억 원에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유보금을 모두 소진하고 차입경영을 목전에 두고서야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됐다. 한국마사회는 그동안 보호해온 경마산업을 다시 가동시키며 지난해 110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적자를 탈출했고 3년 만에 거둬들인 이익금의 70%에 해당하는 772억8000만 원을 축산발전기금으로 출연할 수 있었다.
한국마사회의 흑자전환과 축산발전기금 출연 재개는 말산업계 뿐만 아니라 농축산업계에서도 환영할 일이었다. 이승호 한국농축산연합회 회장은 "농축산인에게 경마는 단순한 레저스포츠를 넘어 3조원이 넘는 기금으로 농축산업을 지탱해준 기둥과 같다"며 "지난 2년간 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농축산발전을 위해 다시 기금을 조성해준 한국마사회의 노력에 감사와 환영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강도 높은 자구노력으로 경영정상화의 길로 진입하고 농축산업 발전에 다시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축산발전기금 이외에도 경마를 통한 국가재정 기여는 물론 우리 사회 곳곳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들을 확대해 공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