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완 기자 입력 : 2023.04.15 03:28 ㅣ 수정 : 2023.04.15 03:28
2030년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규모 21조원대로 커져 中 대표 배터리 기업 CATL 따돌릴 첨단 기술력 확보 시급 NCM배터리 리사이클링 통해 배터리 패권 거머쥘 수 있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개 업체가 중국 기업을 앞지르려면 폐(廢)배터리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터리 3사가 중국 대표 배터리기업 CATL을 따라잡으려면 첨단 리튬·인산·철 배터리(LFP)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하는데 현재까지 개발속도는 다소 느린 편이다.
이에 따라 이들 3개 업체는 주력 제품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활용한 리사이클링(재활용)사업을 펼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력을 모두 거머쥘 방침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업계는 배터리 3사 주력 제품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로 북미와 유럽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가 전 세계적으로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긴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NCM 배터리 장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3사는 NCM배터리 제품 판매와 함께 리사이클링도 함께 펼쳐 NCM 배터리의 우수성을 전 세계 고객에게 알릴 계획이다. 배터리 3사가 이처럼 폐배터리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데에는 거대한 시장 규모가 주된 이유다.
배터리·반도체 시황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181억달러(약 2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폐배터리 사업을 추진해 리사이클링 시장을 공략하고 중국 기업을 뛰어넘는 기술 역량을 갖출 수 있어 국내 배터리 3사는 리사이클링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 LFP 배터리가 아닌 NCM 리사이클링으로 중국업체 제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과 BYD는 세계 시장에 각각 323GWh, 98GWh를 공급해 글로벌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LG에너지솔루션이 101GWh, 삼성SDI가 45GWh를 공급해 3, 5위이며 일본 기업 파나소닉은 49GWh를 공급해 4위를 기록했다.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선전하고 있지만 전체 그림을 보면 중국업체가 압도적이다. 특히 CATL과 BYD가 2022년에 공급한 물량은 2021년과 비교해 각각 145%, 165%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업체가 이처럼 세계 배터리 시장을 잠식한 비결은 낮은 인건비와 상대적으로 간단한 기술인 LFP 배터리로 사업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3사는 LFP 배터리 제조 기술력을 서둘러 확보해 중국에 도전장을 내밀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국내 배터리3사의 기술력은 부족한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구 종합전시관 코엑스에서 올해 3월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배터리의 중요성이 거론됐지만 LFP 배터리에 대한 대규모 수주나 양산 소식은 아직까지 없다"고 지적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 배터리에 대한 향후 활용방안 및 개발현황을 밝혔고 삼성SDI는 소규모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LFP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게 전부다.
그는 "국내 업체가 상대적으로 늦은 LFP배터리 개발 현황을 극복하려면 NCM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NCM배터리의 셀(배터리 최소 단위) 에너지 밀도는 kg 당 220Wh 수준이며 LFP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170Wh 수준이다. NCM 배터리가 LFP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우수해 같은 에너지 밀도를 갖춘 제품을 생산하는 데 NCM배터리가 약 30% 가볍다.
예를 들어 1000Wh 규모 NCM 폐배터리와 같은 에너지밀도 LFP 폐배터리를 수거하면 NCM배터리가 운송비용이 적게 나온다는 얘기다. 게다가 NCM 배터리에는 LFP 배터리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물질이 함유돼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NCM배터리에 대한 분해, 정련, 제련 등 리사이클링 경제성은 LFP배터리를 활용할 때보다 뛰어나다”며 NCM배터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 시대가 가속화 될수록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크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NCM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통해 사업의 경제적 효과를 높이고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배터리 3사는 NCM 배터리 리사이클링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중국 배터리 기업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