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4.10 09:47 ㅣ 수정 : 2023.04.10 09:47
"2차전지 주도주지만 경기 호전 불확실…수급 개선세 확산 힘들 것"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이 곧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마무리 시점 전후로 위험자산 가격 하단이 한 차례 견고해질 것이라며 조정 시 매수로 대응하고 경기 민감주를 주시하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재선 현재차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를 내고 "그동안 경제지표는 나쁜 것을 좋게 받아들이는 식으로 해석됐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마무리 시기가 5~6월 중 나타나는 것이 기정 사실화 되면서 나쁜 지표는 나쁘게 받아들이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실제로 지난주 발표된 몇몇 지표들은 경기가 둔화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아직 경제 모멘텀이 급격하게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미 노동부 고용지표가 이를 뒷받침해주는 데이터 중 하나였으며, 무엇보다 연준이 원하는 고용 연착륙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임금지표 둔화와 노동시장 참가자들의 복귀도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열이나 냉각되지 않은 적당한 고용시장이라면 위험자산가격의 하단이 금리 인상 마무리 시점 전후로 한 차례 견고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조정 시 매수로 대응하고, 경기 방어주보다는 민감주로 대응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오히려 경기 침체에 대한 인식 확산은 연준의 태도 전환을 유발하고 긴축의 부담을 낮춰주는 요인"이라며 "이번 고용지표로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금리 인하 시점이 11월로 지연된 점은 시장에 긍정적이며, 역설적으로 금리 인하가 급작스럽게 진행된다면 시장은 경기 둔화도 급격하게 가시화되는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한편,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2차전지 중심의 강세가 부각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증가 여력은 충분하지만, 기관과 외국인 수급력이 1분기보다 강화되기 위해서는 영업이익률 개선 등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경기 민감 업종 대비 외국인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성장주들의 초기 주가 상승 매개체는 기관들의 수급"이라며 "한때 주도주였던 화장품과 바이오도 마찬가지로 외국인의 보유 시가총액은 증가했지만, 전체 시총 대비 외국인 지분율은 오히려 줄어드는 국면에서 해당 업종들의 주가는 비교군보다 좋았다"고 분석했다.
2015년 화장품과 바이오가 주도주였을 당시 경기가 회복하는 구간에 진입하면서 기관들의 수급 개선이 전방위로 확산된 바 있다.
이 연구원은 "하지만 현재는 경기 개선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다"며 "기관들의 수급도 업종별로 차별화되는 양상이며, 바이오·화장품 주도주 당시처럼 주요 수급 주체들이 모든 업종을 동시에 담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지난주 삼성전자 자본적지출(CAPEX) 감산 발표 시점 전후로 반도체 이익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가능성이 큰 지표들이 관찰되고 있다"며 "외국인들도 2차전지에 대한 차익실현을 하면서 미디어나 헬스케어 등 다른 성장 업종에 수급을 반대급부로 채우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