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도 '중소형 IPO' 일색…5개사 출격 대기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올해 들어 시가총액이 비교적 작은 기업들 위주로 훈풍이 불고 있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4월에도 '중소형 바람'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예상 시가총액 2000억원 미만의 기업들이 일제히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이달도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고 IPO에 도전하는 기업은 △마이크로투나노(구 엠투엔) △토마토시스템 △나라셀라 △모니터랩 △에스바이오메딕스 등 총 5곳이다. 모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마이크로투나노·토마토시스템, 2분기 IPO '마수걸이' 대기 중
가장 먼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기업은 마이크로투나노와 토마토시스템이다. 두 기업들은 오는 4월 10~11일 이틀간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2000년 설립된 마이크로투나노는 초소형정밀기계(MEMS)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용 프로브카드와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투나노는 2007년 SK하이닉스 협럭업체에 선정된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관련 부품을 납품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SK하이닉스 동반성장협의회 회원사로 선발됐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납품업체 중 39%의 비중을 차지해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일반 상장 대신 기술특례상장 방식을 선택했다. 해당 방식은 일반적으로 기술력이 있지만 적자를 내는 기업이 선택하는데, 마이크로투나노는 흑자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이를 선택했다. 현재 기술성 평가 기관 두 곳(이크레더블, SCI평가정보)으로부터 나란히 A등급을 획득했다.
이번 상장에서 100만주를 공모하는 마이크로투나노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3500~1만5500원이다. 내달 17~18일 일반청약을 받으며,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코넥스 상장사 토마토시스템은 이달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교나 공공기관, 금융사, 제조기업 등 다양한 산업분야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UI·UX) 개발 솔루션 △데이터베이스(DB) 모델링툴 △대학 정보화 솔루션 △통합인증시스템(SSO)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ICT 전문 기업이다.
토마토시스템의 핵심 제품은 UI·UX 개발 플랫폼인 '엑스빌더6'다. 현재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KB저축은행 등 정부 및 금융 기관에 도입되고 있다.
토마토시스템은 총 86만주를 공모하며, 희망 공모가는 1만8200~2만2200원이다. 내달 18~19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주관사는 2021년 코넥스 상장 당시 주관사였던 교보증권이 다시 한 번 맡는다. 교보증권이 코스닥 상장사의 대표주관사를 맡는 것은 2020년 위세아이텍 상장 이후 약 3년 만이다.
■ '국내 1호' 상장 와인유통사 노리는 나라셀라…비교기업 선정은 '삐걱'
나라셀라는 와인유통업체 중 국내 최초로 IPO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누적 판매 1000만병을 달성하며 '국민 와인'으로 평가받는 칠레 '몬테스 알파'의 독점 수입사기도 하다.
1990년 와인수입 업체로 설립된 나라셀라는 현재 120여개 브랜드와 1000여종의 다양한 와인에 대한 독점 공급권을 보유한 와인 수입유통사다. '덕혼'이나 '샴페인 바론 드 로칠드' 등 유명 와인을 국내에 수입하고 있다.
앞서 나라셀라는 지난해 상장전 프리IPO를 통해 벤처캐피털(VC) 에이벤처스로부터 30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이때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약 1000억원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최초 상장 사례인 만큼 유사 기업 선정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국내외 기업을 통틀어 네 차례의 선정 과정을 거쳤고, 최종적으로 국내에서는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 해외에서는 앱솔루트 보드카와 시바스 리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페르노 리카와 LVMH 모에 헤네시 루이비통, 로랑-페리에, 브랑켄 폼메리 모노폴, 덕혼 포트폴리오 등 총 7개사를 선정했다.
이중 해외 유사 기업으로 선정된 회사들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를 유통할뿐만 아니라 생산까지 한다는 점에서 유통 중심의 나라셀라와 차이를 보인다.
나라셀라는 이번에 모인 공모자금을 도심형 물류센터 구축과 오프라인 직영 브랜드 확장, 해외 생산 와인 수입 및 포트폴리오 확장 등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유사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3배로 집계됐는데, 이를 나라셀라의 지난해 순이익 89억원에 적용하면 주당 평가액은 3만1883원이다. 나라셀라는 여기에 할인율 18.45~31.00%을 적용해 공모가 희망 밴드를 설정했다. 제시한 공모가 희망 범위는 2만2000~2만6000원이다.
나라셀라는 총 145만주(신주 123만2500주, 구주 21만7500주)를 공모하며, 내달 14~17일에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20~21일에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실시한다.
대표주관사는 신영증권이며, 유진투자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 '기술특례' 밟는 모니터랩·에스바이오메딕스…미래에셋證 주관
모니터랩과 에스바이오메딕스는 나란히 내달 17~18일에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이어 24~25일에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를 실시한다. 양사의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2005년 설립된 모니터랩은 국내 웹 방화벽(WAF) 1위 기업으로 웹보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웹사이트 트래픽을 실시간으로 감시해 외부 해킹을 방지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암호화된 트래픽의 복호화 기능을 지원하는 SSL 가시성 서비스도 공급하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보안환경도 변화가 요구되는데, 모니터랩은 초기 클라우드 보안시장에 뛰어들었다. 2012년부터 가상 어플라이언스 기반의 클라우드 보안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6년에는 해당 기술력을 바탕으로 SECaaS(서비스형 보안) 플랫폼인 아이온클라우드(AIONCLOUD)를 개시했다.
모니터랩은 2024~2025년 클라우드 보안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해당 시기의 순이익을 현가화 해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여기에 공모가 할인율을 30.57~46.86%로 적용했는데, 이는 2021년 이후 기술성장기업 평가액 대비 할인율(25.6~39.8%)을 웃도는 수준이다.
모니터랩의 총 공모주식 수는 상장예정 주식 수의 16.1%가량인 200만주며, 공모가 희망범위는 7500~9800원으로 제시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2003년 설립된 세포치료제 특화 재생의료 전문기업이다. 줄기세포 치료제의 개발 및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국제 표준화 배아줄기세포 분화기술(TED)와 3차원 세포 스페로이드 구현 기술(FECS) 등 2개의 원천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세부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에스바이오메딕스는 2020년 IPO에 도전했으나 한국거래소 심사 승인 과정에서 자진철회한 바 있다. 당시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신약 개발이 궤도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기존 IPO 일정을 올해 3월로 계획했으나,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며 4월로 미뤘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이번 공모자금 대부분을 현재 진행 중인 임상 연구개발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모니터랩과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기술성장특례 제도를 활용한다. 모니터랩은 이크레더블과 나이스평가정보 두 곳의 평가기관으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았고, 에스바이오메딕스는 SCI평가정보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두 곳에서 기술성 평가 A등급을 받았다.
■ 5곳 모두 예상 시총 2000억원 미만…"비교그룹 재평가 주목할 만"
올해 1분기 IPO 시장은 시가총액이 비교적 작은 중소형 기업 위주로 전개됐는데, 이 같은 흐름이 4월에도 진행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는 4월 IPO가 계획된 기업들의 공모가 희망 밴드 최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마이크로투나노 917억원 △토마토시스템 1153억원 △나라셀라 1674억원 △모니터랩 1215억원 △에스바이오메딕스 1979억원 등으로 모두 2000억원을 밑돈다.
전문가들은 아직 IPO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못한 만큼, 당분간은 덩치가 작은 기업 위주의 시장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비교기업으로 선정된 종목들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 침체로 조 단위 대형 기업공개는 지속적으로 연기되고 있지만, 중소형 공모주의 경우 수요예측 절차에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며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성 연구원은 "IPO 종목의 락업(보호예수) 물량 수준과 비교기업에 대한 평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IPO 종목들의 주가 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웃돌면서 저평가받고 있던 비교기업에 대한 재평가도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