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서비스 개시에 요동치는 간편결제시장…페이전쟁 본격화
삼성페이, 네이버‧카카오와 협력하며 견제 나서
정태영 “애플페이 사용처 빠른 확대 위해 최선”
“애플페이 내년 간편결제 점유율 15%” 전망도
업계 “기존 플랫폼, 사용자 이탈 막기 위해 노력”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애플페이가 이달 21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간편결제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는 기능을 강화하며 애플페이의 추격을 따돌리려는 모양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27일부터 변경되는 삼성페이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해외 결제 시 개인정보 제공 대상에 비자카드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마스터카드만 사용할 수 있었으나 비자카드를 추가해 범위를 넓힌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 삼성페이를 이용한 버스 탑승권, 학생증 제시 기능도 더했다. 이전까지는 항공기 탑승권에 대해서만 명시됐던 개인정보 조항을 터미널, 좌석번호 등 고속버스 탑승권 정보로 확대한 것이다. 삼성페이는 지난해 말에는 모바일 항공권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하나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이름과 생년월일, 학교명, 학번, 사진 등을 등록한 학생증 서비스도 27일부터 개시될 예정이다.
삼성페이는 기능 강화 외에 23일부터 네이버페이와의 협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로써 삼성페이 사용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업체 55만곳과 네이버페이 온라인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카카오페이도 삼성페이와의 연동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페이가 기능을 강화하고 나서자 업계에서는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에 따른 견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통카드 기능이 뒤처지는 애플페이를 따돌리기 위해 기능을 강화한 것이라는 것이다. 애플페이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등록하고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가 없다.
또 애플페이는 아직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많지 않다는 약점도 있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가 있는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NFC 단말기가 있더라도 애플페이 결제를 지원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이달 9일부터 19일까지 2096명을 대상으로 ‘애플페이를 가장 써보고 싶은 오프라인 가맹점’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위는 일반 식당 36.9%(664명), 2위는 대중교통 30.8%(554명)으로 나타났다. 애플페이를 가장 사용해보고 싶은 가맹점으로 꼽힌 일반 식당과 대중교통에서의 이용에 제약이 있는 것이다.
다만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이달 21일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 시작을 발표하는 스페셜 이벤트에서 “사용처의 빠른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애플페이가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하고 가맹점을 확대한다면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기존 간편결제시장의 강자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또 현재는 현대카드만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으나 다른 카드사들이 애플페이에 뛰어든다면 애플페이 사용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내 아이폰 사용 대수는 2022년 말 기준 약 1250만 대 수준으로, 2023년말 1280만 대까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이를 아이폰 사용자 숫자로 전제해 보면, 올해 말까지 이 중 55%에 해당하는 약 700만명의 아이폰 이용자가 기존 사용 중이던 간편결제 플랫폼에서 애플페이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2023년말 기준 애플페이의 국내 일평균 총 거래금액은 1000억원을 돌파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꾸준한 아이폰 이용자 기반 확대, 경기회복에 따른 인당 일평균 결제금액 증가, 가맹점의 NFC 단말기 설치 가속화 등이 이어진다면 애플페이는 2024년 들어 국내 간편결제시장 내 15%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간편결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스마트폰 이용자가 모두 해당 스마트폰 간편결제 플랫폼을 사용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아이폰의 경우 젊은 세대의 사용자 비율이 높아 이용할 수 있는 카드사가 추가되면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가 연합하면서 새로운 강자의 등장을 견제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간편결제 플랫폼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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