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화물' 먹구름 전망에도 화물기 늘리는 이유는

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3.21 05:00 ㅣ 수정 : 2023.03.21 06:57

코로나19 엔데믹 여파로 전세계 항공화물 사업 '주춤'
제주항공, 올해 항공기 추가 도입해 화물사업 늘리기로
항공 화물 운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소폭 높은 편
이커머스 물량 증가도 화물기 사업 전망 밝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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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진 =제주항공]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전 세계 하늘길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항공사 여객 수요는 밑바닥을 맴돌았다.

 

항공업계 역대급 위기라고 불리던 시점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FSC(일반항공사)와 LCC(저비용항공사) 희비는 엇갈렸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LCC 대다수는 적자에 허덕였으며 자본잠식까지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FSC와 LCC의 운명을 가른 것은 ‘화물운송’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화물사업에 투입했고 항공화물 호조세에 힘입어 여객 사업에서 구멍 난 실적을 메울 수 있었다.

 

이후 여객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 한계를 깨달은 제주항공, 티웨이 등 일부 LCC들은 ‘화물사업’에 진출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접어든 현재 항공화물 사업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여객부문 회복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항공화물 물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상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은 화물사업 규모를 더 늘리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2월 리스업체와 화물 전용기 도입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운용하던 B737-800BCF 1대를 들여와 화물기로 개조해 지난해 6월 말부터 본격 운항을 시작했다. 화물 노선은 인천∼하노이, 인천∼도쿄, 인천∼옌타이로 점차 늘어났다.

 

이에 힘입어 제주항공은 올해 항공기를 추가로 들여와 화물사업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1대를 도입해 운영 중인 화물사업 상황이 나쁘지 않아 사업 확대를 고민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다만 변동 가능성이 있어 정확한 시점이나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의 화물사업 확장 계획이 주목받는 이유는 업계 흐름과 다소 상반되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은 엔데믹으로 여객 수요가 살아나 개조했던 화물기를 다시 여객기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항공화물 시장도 좋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영향으로 글로벌 물동량이 줄어들었고 이는 화물운임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 항공 화물 운임지수 ‘TAC’의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올해 2월 기준 ㎏당 4.93달러다. 이에 따라 운임이 한달새(㎏당 6.14달러) 2.81달러나 줄었다.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 12월(㎏당 12.72달러)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경기 둔화가 여객과 화물 가운데 화물에서 먼저 두드러지고 있으며 화물 운임도 당분간 하락세가 유지되는 양상”이라며 “중국이 올해 여객 수송량을 2019년 대비 75%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인 점을 감안해 항공 화물 운임의 하방 압력은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수영 연구원은 또 다른 리포트를 통해 “2월 국내 출도착 항공화물 수송량은 비수기임에도 2019년 2월과 비교해 5.5%가 늘어나는  의외의 결과를 가져왔다”며 “다만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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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제주항공]

 

하지만 업계 관점은 조금 다르다.  항공 화물 운임이 코로나19 최고점 대비 낮아졌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평가다. 

 

실제 TAC의 2019년 월별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당 △1월 3.66달러 △2월 3.54달러 △3월 3.38달러 △4월 3.60달러 △5월 3.71달러 △6월 3.46달러 △7월 3.44달러 △8월 3.29달러 △9월 3.44달러 △10월 3.49달러 △11월 3.84달러 △12월 3.62달러로 파악됐다. 

 

이는 앞서 언급된 올해 홍콩∼북미 노선 운임 2월(4.93달러)과 비교해 모두 낮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둔화되면서 항공화물 수요 감소가 예측되고 공급 회복으로 운임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항공사 화물 사업 성적이 좋았는데 시장 상황이 그때 만큼은 어려울 수 있지만 그 이전 수준보다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때 고점 대비 하락한 것은 맞지만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비교해 조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유행 동안 이커머스 시장이 커졌는데 이는 제주항공이 취항하는 지역의 이커머스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이 영향을 줬다”며 “예컨대 중국에 몰려있던 이커머스 기업 지사와 공장 등이 최근 제주항공이 취항한 베트남으로 많이 진출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단순히 화물운임료에 따라 접근한 것이 아니라 이커머스 사업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화물기 추가 도입 등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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