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쇼크③] 끝나지 않는 SVB 파산공포, 167년 역사 크레디트스위스 불똥

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3.16 01:03 ㅣ 수정 : 2023.03.16 01:03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작년말 유동성위기 불거지며 대규모 고객자금 이탈 겪었던 크레디트스위스(CS)로 불똥 옮겨가, 시장의 관심은 다음주로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여부에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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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진직후 44시간만에 금융당국에 의해 전격 폐쇄됐다. 자산규모만 2090억달러(275조원)에 달하는 대형은행이 파산절차에 돌입하면서 연쇄충격이 우려되고 있다. SVB의 파산 여파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커스터머스뱅코프 등이 충격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미국 연방정부는 정부 차원의 구제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분명히 그으면서도 다른 금융권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무너진 워싱턴뮤추얼은행에 이어 최대규모의 은행파산이 몰고올 충격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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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스위스(CS) 투자은행.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충격이 이번에는 167년 역사의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로 불똥이 튀는 등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CS는 그동안 자금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은행인데, SVB 파산이후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자금인출에 나서면서 또 다시 위기설에 휩싸였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이 회사 주가는 개장초 29% 이상 급락하며 1.7달러선까지 내려갔다가 낙폭을 회복해 현재 2.1달러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CS를 둘러싼 유동성 문제는 작년 하반기 크게 불거졌다. CNN에 따르면 CS는 작년말 투자자들이 1110억 스위스프랑(1210억달러)을 인출하면서 위기설이 지속적으로 나돌았는데, 최근 SVB 파산을 계기로 취약한 구조를 지닌 은행들이 다음 희생양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CS는 2021년 파산한 영국 그린실 캐피털과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에 대한 투자 실패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투자자와 은행 고객들 사이에서 의문부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 은행 최대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 아마르 알 쿠다이리 회장은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추가 재정지원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고 못 박으면서 불안감을 증폭시킨 것으로 보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CS 아시아태평양 전략 공동책임자로 일하고 있던 닐칸스 미쉬라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인도 액시스은행으로 이직할 것이란 소식까지 나와 위기설을 부추기고 있다. 미쉬라는 20년간 CS에서 근무했던 베테랑 금융인으로 이름이 나 있던 인물이다.

 

한편 은행권을 둘러싼 잇딴 위기론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은 다음주 3월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인상폭을 결정할 예정인데, 대형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스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SVB 사태로 인해 연준이 다음주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SVB 사태로 촉발된 위기가 다른 금융권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시킬 경우 시장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밝힌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4.6%에 그친 것도 금리동결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월 PPI는 1월 상승률 5.7%보다 떨어진 것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SVB 사태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면서 금융권 전체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다음주 기준금리가 베이비스텝(0.25%P 인상)을 밟을 확률은 79%로 하루 전(65%)보다 약 14%P 높아졌다. 반면 동결 전망은 35%에서 21%로 내려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SVB 사태 이전까지 빅스텝(0.5%P) 가능성을 점쳤던 예상이 많았지만 지금은 빅스텝 전망은 사라진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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