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 변동성 확대되면 은행주 영향 불가피”<대신證>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대신증권은 14일 미국 스타트업의 ‘돈줄’ 역할을 하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관련해 국내 은행주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SVB의 폐쇄는 독특한 자산 구조에 기인하고 대부분의 지점 및 익스포저가 캘리포니아에 국한된다”며 “미국 대형 은행들이 코로나 이후 레버리지가 축소되고 초과 유동성은 증가하는 추세였기 때문에 동 이슈가 시스템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금융당국은 지난 11일 불충분한 유동상과 지급 불능을 이유로 SBV를 폐쇄 조치했다. SVB의 예금은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이전되고 자산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 연구원은 SVB는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탈(VC)에 특화된 은행으로, 이번 파산 사태가 특이한 자산 구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SVB는 총 자산 규모 2100억 달러로 미국 내 중견 은행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은행 중 자산 순위 16번째”라며 “설립 초기 대출이 어려웠던 스타트업에 여신을 집행해주며 신주인수권 일부를 수취하는 형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헬스 및 테크 관련 벤처기업의 44%가 SVB 고객”이라며 “신생 은행도 아닐 뿐더러 다루는 대출 상품의 특성상 실리콘벨리 대부분의 회사가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급 불능 사태에 이르게 된 원인은 독특한 자산 구성으로 보유 자산 중 50% 이상을 국채와 기타 채권에 투자했기 때문”이라면서 “2022년 말 기준 보유 채권 규모는 1174억 달러로 총 자산의 55%에 육박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보유 채권에서 상당한 평가 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라며 “2021년 대비 이자 이익은 72.5% 증가했으나 이자 비용은 980% 증가하는 등 재무 구조의 취약성이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자본력과 건전성이 취약하고 SVB와 유사한 자산 구조를 가진 지역은행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사태가 조기 진압되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정 연구원은 SVB파산 사태가 국내 은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다만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주가 흐름에는 영향이 끼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국내 은행의 사업모델과 판이하기 때문에 국내 은행의 유동성 위기로 번질 우려는 제한적”이라면서도 “전반적인 시장 변동성 확대된다면 은행주 영향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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