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삼영 연세대 교수 "일자리, 여야 넘어 민생 직결된 문제…소통·합의 지속돼야"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정삼영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윤석열 정부의 일자리 및 고용서비스 고도화 정책추진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2023 굿잡코리아 포럼'에서 종합토론 사회를 맡았다.
정 교수는 이날 토론에 앞서 “일자리 문제는 문재인 전 정부에서부터 최우선 국정과제에 있었다”며 “게다가 정권이 바뀌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마찬가지로 최우선 국정과제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어 “말 그대로 일자리 문제는 여야를 넘나드는 민생과 직결된 문제”라며 “앞으로도 이처럼 서로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통해 소통과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포럼 종합토론 순서에서는 정 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앞서 주제발표를 진행한 △전현배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이형준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용사회정책본부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정 교수는 첫 번째 토론 주제로 전현배 교수가 언급했던 '법인세 인하 정책과 일자리 창출의 관련성'을 꺼냈다.
정 교수는 참여자들에게 "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하가 그동안 보건복지나 서비스업 중심으로 성장하던 고용시장의 중심 축을 제조업과 같은 다른 업종 측면으로 끌고 오는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는가"라며 "법인세 인하는 일자리 시장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가"라고도 질문했다.
이에 전 교수는 "법인세 인하 자체가 기업의 투자를 촉진시키고,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법인세 인하는 큰 틀에서 봤을 때 우리가 해결해야 할 기업 환경의 여러 문제점 중 하나"라고 답했다.
이어 "최근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진출할 수 있게 돼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선택지가 확대됐다"며 "국제적 추세에 맞춰 법인세를 조정하면 기업은 투자를 늘릴 수 있고, 이에 따라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법인세 다음의 화두로 '정권에 따라 달라지는 일자리 정책'을 꼽았다.
그는 "지난 정권의 정책은 '노동의 가치' 쪽으로 치우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며 "이번 정부에서는 노동의 가치의 반대로 여겨지는 기업의 효율성 측면으로 쏠리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현 정부가 어떤 식으로 이 같은 쏠림 현상을 풀어갈 수 있겠는가"라고 언급했다.
이에 이병훈 교수는 "노동개혁을 정부가 하겠다고 언급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정책을 잘 준비하고 여러가지 갈등의 이슈를 헤쳐나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런 점이 굉장히 아쉽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이형준 본부장은 "우리가 정책적인 그림을 그리는 시점에 있어서 현장과 제도의 시차가 많이 좁혀지기를 희망한다"며 "여러가지 논의되는 부분들이 많이 누적돼 왔고, 일부 논의들은 마무리돼야 할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절차적인 측면에 의해 여전히 딜레이 되는 경우가 있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그 다음 토론 내용으로 정 교수는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지도 변화에 대해 거론했다.
정 교수는 "여러 업계 그중에서도 금융권의 일자리 구조 모양이 이전에는 피라미드 형태였지만, 최근에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동화로 인해 가장 많은 인원이 차지하던 하단 일자리 수요를 모두 대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곳곳에서 제시되고 있다"며 "이에 새롭게 진로를 결정하는 구직자들이 신기술 등의 전문성을 가지고 일자리 구조 내 중간 단계로 옮겨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여러 대학교에서도 관련 학과들이 생기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이처럼 기술이 많은 수의 노동자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최근 이뤄지고 있는 기술의 효율화가 일자리의 증대를 가져올 수 있는 예시가 있다면 언급을 해주실 수 있겠는가"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홍기훈 교수는 "직관적으로 봤을 때는 발전된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일례로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입력하는 새로운 인력을 채용해오거나, 네이버가 지식인을 운영하기 위해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는 등의 사례가 있긴 하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앞서 단편적인 예시를 들기 위해 챗GPT를 언급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기술 도입에 따라 파생되는 인력이 있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봤을 때 향후 기술 발전이 인력의 수요를 증가시킬지 감소시킬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