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성장 견인한 최원석 사장, KT 대표 교체에 연임 불투명
2021년 취임한 최원석 사장, 이달 임기 만료
취임 후 대출‧N2N‧자체카드 등 수익성 강화
구현모 KT 대표 연임 포기에 거취 안갯속
업계 "31일 주주총회 표 대결에 향방 달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최원석 BC카드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취임 이후 BC카드의 성장을 견인했지만, 최 사장을 영입한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면서 그의 거취 향방도 알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 사장의 임기는 이달 종료된다. 그는 2021년 구현모 대표가 BC카드를 데이터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선임한 인물이다. 최 사장은 에프앤자산평가를 이끈 경험이 있는 만큼 금융 데이터 융합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 사장은 취임 이후 BC카드의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BC카드의 2020년 당기순이익은 697억원으로 전년 1154억원과 비교해 39.6% 감소했다.
2020년 BC카드의 전체 영업식적 3조3901억원 가운데 87.4%(2조9618억원)는 전표 매입업무에서 발생했다. 전표 매입업무의 수익성은 매입수수료율로 결정되는데, 카드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수익규모도 전년과 비교해 3.9% 줄었다. 여기에 최대 고객사인 우리카드가 독자 결제망 구축을 선언하면서 수익 악화가 예고된 상황이었다.
최 사장은 2021년 3월 취임 이후 수익 개선을 위해 대출 부문 영업을 강화했다. 2020년 1170억원이었던 BC카드의 대출채권 평균 잔액은 2021년 2215억원, 지난해 3분기 6004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밖에 2020년 블랙핑크 카드를 출시한데 이어 로스트아크 카드, 케이뱅크 SIMPLE 카드, 그린카드, 시발(始發)카드 등 자체카드를 발급하며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확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 BC카드의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9367억원으로 전년 동기 6056억원과 비교해 54.7%(3311억원) 올랐다.
최 사장은 해외까지 눈을 돌려 디지털 및 데이터 사업성과를 거두고 있다.
BC카드의 주력사업인 국가 간 결제망 연결(network to network, 이하 N2N)은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상황이며, 지난달에는 몽골중앙은행과 N2N 사업‧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아울러 러시아와 '스탄' 국가 등 중앙아시아 권역으로 N2N 영역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최 사장이지만,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도 연임 여부는 아직 안갯속이다. 최 사장을 BC카드로 영입한 구현모 KT 대표가 차기 CEO 선임 후보군에서 사퇴하며 연임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 사장이 여러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면서 BC카드의 성장을 이끈 데는 구 대표가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라며 "구 대표가 연임을 포기했지만 최 사장이 호실적을 이끈 만큼 연임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KT 차기 대표 최종후보로는 구 대표의 측근으로 여겨지는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확정됐다. 하지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여당 위원들이 이달 2일 KT 전현직 임원으로 구성된 4명의 차기 대표 후보군에 대해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라고 비판한 만큼 정식 선임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이 후보자 선정 과정에 대해 수차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연금에 적극적인 의사결정 개입을 주문하면서 국민연금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는 KT의 대주주 신한은행,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등도 31일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최 사장은 BC카드의 성장을 견인했고, 윤 사장이 구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만큼 최종 선임된다면 연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라면서도 "주총 결과가 예측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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