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미경제 청신호, 커가는 긴축공포, 주눅든 증시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경제는 여전히 건강하다는 지표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공포가 커가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2월 19∼2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2000건 감소한 19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이 예상한 19만7000 건을 또 다시 밑도는 것으로 미국 경제가 강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주 연속 20만 건 미만을 기록하며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5000 건 감소한 166만 건으로 집계됐다.
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마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노동시장 지표마저 시장의 예상치보다 더 굳건한 것으로 나타나자 연준의 긴축통화 공포는 날로 커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1월 CPI가 발표되기전만 해도 연준이 상반기 중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하반기에는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에 증시가 깜짝 랠리를 펼쳤지만 이제는 그런 기대감은 사라져 버렸다.
오히려 연준이 3월, 5월, 6월까지 세 차례 연속해서 금리를 인상시켜 기준금리를 5% 중반까지 끌어올릴 것이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CPI와 PCE 가격지수, 그리고 노동지표가 시장의 기대치를 모두 넘어섰다는 것은 사그라들던 인플레이션의 공포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인플레이션이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면 연준이 이를 막기 위해 더 강한 금리인상 카드를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 고위인사들의 발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1월 CPI가 발표되기 전만해도 연준 인사들은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연준을 이끌고 있는 제롬 파월 연준의장마저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둔화)을 언급할 정도로 분위기는 좋았다.
문제는 연준이 과연 어느 수준까지 금리를 끌어올릴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를 5% 이상으로 가져가야 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가 4.5~4.75%임을 고려하면 0.5%P를 올려야 하단 기준 5%를 넘어선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연준이 세 차례 연속해서 금리를 0.25%P(베이비스텝)씩 끌어올린다면 상반기에만 0.75%P가 올라 기준금리는 5.25~5.5%에 도달한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될 금리인상폭은 0.25%P가 유력해 보이지만 연준이 충격요법으로 한꺼번에 0.5%P를 올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경제가 굳건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다면 최악의 경우 연준이 금리를 6%까지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이미 다이언 JP모간 CEO는 연준이 금리가 5%를 상회하는 수준에서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지만, 만약 그 이상으로 가야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며 금리고점을 6%까지 높여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경제가 좋다는 청신호가 계속해서 울리고, 연준의 긴축통화 공포가 커지면 증시는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연초 깜짝반등에 잔뜩 들떠있는 전세계 투자자들은 마이너스로 돌아선 계좌 수익률에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