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세계 1위 기업 참여…韓·中 '쩐의 전쟁'
신라·롯데·신세계·현대 국내 4사와 中 CDFG 참여
"CDFG 현금보유량 막강, 가격 평가서 높은 점수 받을 것"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세계 1위 면세기업인 중국 국영면세점그룹(CDFG)이 뛰어들면서 국내 면세업계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27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사업권 입찰 참가 신청을 마감했다. 사업권은 △향수,화장품, 주류,담배(DF1·2) △패션·액세서리·부티크(DF3·4) △부티크(DF5) △중소중견기업 전품목(DF8·9) 등 모두 7곳이다.
마감된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에 신라, 롯데, 신세계, 현대, CDFG 등 5사가 참가 신청했다. 매출액 기준 세계 최대 면세기업인 CDFG가 처음으로 입찰해 관심을 끌고 있다.
CDFG의 입찰 참여로 국내 면세산업의 상징인 인천공항을 국내 면세점이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매출액 기준 전세계 1위다. 2019년 기준 인천국제공항 전체 소매점 매출은 24억3000만달러(약 3조1723억원)를 기록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사업제안평가점수(60점)와 가격평가점수(40점)를 합산한 뒤, 고득점 순으로 적격사업자를 복수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하게 된다. 최종 면세점 특허심사를 진행하는 관세청은 인천공항의 평가결과를 50% 반영해 낙찰 대상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국내 면세업계는 강력한 라이벌 CDFG 등장에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CDFG가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자국민 면세 수요가 CDFG에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보따리상은 국내 면세점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국내 면세업계는 여행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더라도, 그만한 리오프닝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CDFG는 2020년 한국 면세점을 앞지르고 세계 면세점 매출 1위로 올라선 중국 국영기업으로, 막강한 자본력을 지녔다. 국내 면세업계는 코로나19 기간 관광객이 줄면서 큰 타격을 받았지만, CDFG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웠다.
막강한 자본력을 지닌 만큼, 이번 입찰전에서 높은 입찰 금액을 써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입찰 금액을 제시하면 인천공항공사가 가격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CDFG가 사업권을 따낼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국내 면세점은 코로나19 사태로 자금난에 시달려 입찰에 열을 올릴 여력이 없다"며 "반면 자본력이 막강한 CDFG는 입찰 금액을 높게 써냈을 가능성이 높다. 가격 평가를 중시하는 인천공항공사의 1차 심사는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CDFG가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다면 중국인들이 CDFG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국내 면세점은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향후 인천공항을 넘어 시내면세점까지 진출할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CDFG가 고객 서비스와 상품 브랜드 측면에서 뒤쳐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2차 심사인 관세청의 특허심사 평가기준에는 보세구역 관리역량, 운영인의 경영능력,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등 경제, 사회발전을 위한 기업활동 항목이 포함돼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CDFG는 자금력이 좋지만, 중국 정부를 등에 업고 급성장한 신규 업체인 만큼고객 서비스와 상품 브랜드 측면에서 운영 역량이 뒤쳐져 있다고 판단된다"며 "국내 면세점의 경우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아 왔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규사업자로 선정된 최종 업체는 7월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계약 기간은 7월부터 10년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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