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3년 만에 다시 찾은 필리핀, 아닐라오⑤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3일차 다이빙은 윤 선배가 정식 다이버로서 우리와 함께 하는 첫 번째 Fun diving이다. 윤 선배는 1~2일차 다이빙 강습을 마치고 다이버 자격증을 받았고 3일차부터 정식 다이버로서 우리들과 함께 다이빙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필자는 이번 다이빙 기간 중에 200회 다이빙을 달성했다. 20여년 전에 다이버 자격증을 받을 때는 200회라는 기록을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벌써 200회라니. 물론 다이빙 강사나 전문가들에게는 200회가 매우 기본적인 숫자이겠지만, 레크레이션으로 다이빙을 즐기는 필자로서는 뜻있는 숫자였다.
이번 여행에서 아닐라오에 온 첫 날 200회를 달성했는데, 일행들에게는 말하지 않고 그저 혼자서 로그북을 작성하면서 속으로 흐뭇해했다(얘기하면 축하주 마시기에 좋은 기회라고 하며 많이 마실 것 같아서.....).
3일차 첫 번째 다이빙은 다이빙 리조트에서 남쪽으로 20여 분 정도 거리에 있는 솜브레로 포인트에서 실시했다. 이 포인트는 멀리서 보면 모자 같이 생긴 섬의 뒤편에 있고 연산호 군락이 발달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날은 수중 시정이 썩 좋지 않아서 아쉬움이 많았다.
사실 이날의 관심은 다이빙 포인트에서의 연산호 관찰도 있지만 지난 1월에 다이버 자격증을 취득한 이 회장과 어제 다이버 자격증을 취득한 윤 선배를 뒤에서 따라가며 두 명의 초보 다이버가 제대로 수중 상황에 적응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었다.
필자는 먼저 입수하여 바닥에서 이들 초보 다이버들이 아래쪽으로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편, 필자는 이틀간 다이빙을 하면서 Valsalva가 잘 되고 있었다. 첫날은 강사와 이 회장이 바닥으로 내려가는 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수심에서 이들을 지켜보며 Valsalva를 반복하며 아래로 내려갔지만 2일차 부터는 비교적 무난하게 Valsalva가 되면서 이들과 속도를 맞추면서 아래로 내려갈 수 있었다.
바닥으로 내려가면서 우리 일행은 자연스럽게 편대 비행하는 것 같은 대형을 갖추며 유영을 하였다. 강사가 가장 선두에 위치하고 강사 우측 뒤에 이 회장, 좌측 뒤에 윤 선배, 필자가 가장 후미에서 초보 다이버 두명을 감독하듯이 따라가며 유영을 하였다.
간혹 조류에 따라서 대형이 엉키기도 하였지만 두 초보 다이버는 무난하게 유영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윤 선배의 수중 적응력은 매우 뛰어났다.
두명의 다이버가 능숙하게 강사를 따라다니며 유영하는 것을 본 필자는 비교적 여유있게 이들의 사진을 촬영하기도 하고, 수중 생물들을 촬영하기도 했다.
솜브레로 포인트에서 다이빙을 마치고 방카 보트 위로 올라왔다.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다. 특히 윤 선배는 필자가 그동안 다이빙을 마치고 방카 보트위로 올라와서 휴식할 때마다 내뱉었던 말을 그대로 한다.
“편안하고 평화롭네...” 이심전심인가! 다이빙을 마치고 배 위로 올라와서 다음 다이빙까지 쉬는 동안 바다를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은 똑같았다.
다음 포인트로 이동하며 우리는 배 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휴식을 취했고, 이날의 마지막 포인트인 Cathedral point로 향했다. 수중 시정은 첫날보다 많이 좋아져 있었고, 이날 따라 다른 다이빙 팀들도 꽤 있었다. 다른 다이빙 팀들과 서로 교차하며 지나갈 때가 있었는데, 우리 팀의 초보 다이버 두 명은 무난히 수심을 분리하며 이들과 충돌을 피했다.
지난 회에서 언급했듯이 우리 일행은 그 유명한 십자가 앞에 가서 기념촬영을 한 후에 주변을 돌아보았다. 수중 시정이 좋은 만큼 화려한 색상의 산호와 열대어들을 많이 관찰할 수 있었다. 수중의 화려한 경치를 바라보면서 몸과 마음이 즐거워졌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