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과도한 저평가 상태···1200원선 안착 전망”<메리츠證>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메리츠증권은 20일 최근 원화 가치가 과도한 저평가 상태이며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2월 17일 장중 한 때 원/달러 환율은 1300원선을 웃돌았고 주요국 통화 대비 약세폭이 큰 탓에 실질실효환율도 하락했다”며 “2000년 이후 역사적 평균 대비 4.2% 저평가 상태인데, 작년 9~10월 국내 자금시장 이슈가 불거진 당시(5~6%)의 저평가 폭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스탠스는 dovish(비둘기파)했고 모두가 3월 5%를 종착점으로 기정사실화했다”며 “그러나 뒤이어 발표된 미국 실물 및 물가지표가 예상을 웃돌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월을 넘어 5~6월까지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월 1일 이후 17일까지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51bp(1bp=0.01%포인트)와 40bp 급등했고, 이는 독일, 일본과의 금리차 확대로 연결되면서 유로화, 엔화 등 주요국 통화의 약세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연장은 신흥국 위험을 키우기 마련이며, 이에 따라 신흥국 시장 신용 위험 평가 스프레드(JPM EMBI spread)도 377bp로 올라 왔다”면서 “그러나 이 지표와의 선형성을 고려한 환율이 1207원인 점을 고려 시 현재 원화는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는 구간에서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는 쉬어갈 공산이 크다”며 “원화가 추가 약세를 시현한다고 했을 때 볼 수 있는 유의미한 지지선은 1320원 내외로 추정된다. 그러나 원화가 이 수준을 계속 넘기 보다는 수개월 내로 1200원 선에 안착할 가능성을 높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무역 적자 및 중국 리오프닝의 한국 수출 수혜 제한적 등 국내 요인이 원화 저평가 심화에 일조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무역 적자 지속은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라며 “현재는 원자재 수입의 이례적 급증이 무역적자를 견인하고 있다. 하반기 원자재 수입단가가 전년대비 -40% 수준으로 내려와야 흑자 전환 여부를 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인프라 등 투자 사이클 회복이 우리 수출에는 더욱 중요하다”며 “이들은 이미 알려진 변수이고 원화의 방향 전환을 견인했다 보기 어렵다, 변동성이 큰 원화의 특성상 그 가치가 현재 언더슈팅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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