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다이나믹스(Dynamics) (31)]행복을 배달하는 ‘와우(WoW)’ 전설의 해체를 보며 (상)
[기사요약]
온라인 신발유통회사 자포스, 토니 셰이의 독특한 경영방식으로 유명세
2009년 아마존에 최고가로 인수된 자포스는 ‘WoW’ 서비스의 창시자
‘WoW’의 핵심가치, 마케팅 비롯한 경영 전분야에 걸친 실행의 근간
콜센터 바라보는 관점도 비용 아닌 고객만족 기준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AI가 주목받게 되었듯이 2021년 3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입성(86조원 시가총액 인정)은 일반 국민들의 물류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더욱이 의아했던 점은 당시 쿠팡의 적자 규모가 4조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한편 쿠팡 상장 1년 전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을 독일계 DH(딜리버리 히어로)가 4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사건도 있었다. 창고와 트럭으로 대변되던 3D업종 물류가 핫한 주목을 받게 된 다이나믹스(Dynamics, 역동성)는 과연 무엇이고, 그렇다면 미래에도 물류는 계속 주목받는 산업으로 남게 될까? 역동적인 물류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승한 (주)화물맨 부사장 / 경기대 겸직교수] 자포스(Zappos)라는 회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계기는 2009년 12억달러 최고가에 아마존(Amazon)에 인수된 사건이었다.
이듬해 “Delivering Happiness"라는 책을 통해 CEO 토니 셰이(Tony Hsieh)의 독특한 경영방식이 대중에 알려지면서 미국의 ‘온라인 신발유통회사’는 유명세를 타게 된다.
고객과 10시간 29분 통화를 한 콜센터 직원이 해고가 아닌 모범 상담사례로 대접받는 자포스의 이상하기까지 한 ‘핵심가치’가 매우 인상적이었던, 그래서 당시 필자에게는 너무 전설만 같던 그런 회사였다.
• 온라인 신발유통회사 자포스,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CEO 토니 셰이
2년 전 ‘대체불가’ CEO인 토니 셰이 사망으로 떠들썩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자포스가 회사 인력의 약 20%에 해당하는 3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했다고 한다.
최근 많은 회사의 인력감축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행복을 배달’했던 자포스 핵심가치의 해체는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자포스의 전신은 인터넷 신발유통 사이트인 Shoesite.com이었고, 1999년 토니 셰이가 투자를 결정하고, 사명을 자포스로 바꾸게 된다.
대만 이민자 가족으로 태어난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토니 셰이는 LinkExchange라는 온라인 광고회사를 당시 나이 24세 때 한화 약 3천억원에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하였고, 이 자금을 기반으로 투자를 결정하였다.
사실 자포스라는 회사는 ‘마케팅 천재’ CEO 토니 셰이를 빼고 이야기하기가 불가능하다.
토니 셰이는 2000년부터는 공동 CEO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였고, 아마존에 매각될 때까지 자포스의 매출은 600배에 근접한 성장을 보일 정도로 경영역량 또한 탁월했다.
• 고객 그리고 직원, 지역사회의 ‘WoW’를 추구했던 자포스
이런 자포스의 성장동력은 감동을 나타내는 와우(‘WoW’)라는 한 단어로 표현될 수 있다(자포스의 10개 핵심가치 중 1번이 ‘Deliver WoW through service’이다).
즉, 고객과 직원의 즐거움을 바탕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자포스만의 창의적이나 때로는 엉뚱하기까지 한 독특한 기업문화가 고객의 ‘와우’를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와우’의 핵심가치는 유통의 핵심인 마케팅 영역뿐만 아니라 채용, 콜센터 운영, 물류 각 분야에 걸친 실행에 근간을 제공하고 있다.
예로 채용의 경우 지원자의 평가는 ‘와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가 기본이 된다. 정식 채용 전에 내부 모임에 참여시켜 피드백을 받는 Social Test를 거치게 하고, 고용 후 첫 4주는 콜센터에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우게 한다.
만약 조직과 맞지 않아 떠나겠다는 이들에겐 한달치 월급에 맞먹는 3천달러 상당을 준다. 조직문화에 부합하지 않은 직원들을 걸러내기 위한 목적이라 한다. 직원 고용과 훈련에 CEO 토니가 직접 참여하기도 하였다.
• 마케팅 천재다운 독특한 경영방식 적용
콜센터를 바라보는 관점도 비용이 아닌 고객만족의 기준으로 운영되었고, 이런 이유로 전체 인력의 3분의 1이 콜센터 인원이었을 정도였다.
물류 측면에서는 반품배송도 무료로 운용하였다. 이유는 가장 많은 수익을 남겨주는 고객은 반품을 적게 하는 고객이 아니라, 반품을 많이 하는 고객이라는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결정이었다.
자포스는 본사가 있는 라스베이거스를 대상으로 거대한 지역사회 부흥 프로젝트도 진행하였다. 일명 ‘다운타운 프로젝트’.
자비를 투자해 낙후된 도심지를 사들이고, 작은 가게 창업을 지원하고, 레스토랑, 스튜디오를 세웠다. ‘아무도 찾지 않던 낙후된 뒷골목’에서 음식과 예술, 음악을 아우르는 축제 공간으로의 변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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