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이달 16일 예정된 26대 수협중앙회장 선거에 3명의 후보가 나선 가운데 부정선거 등 논란이 일면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김덕철 후보(전 통영수협조합장), 김임권 후보(전 수협중앙회장), 노동진 후보(전 진해수협조합장)가 출마했다. 하지만 노 후보가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10일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이달 6일 이번 수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노동진 후보와 노 후보가 최근까지 조합장을 지낸 진해수협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결과를 분석 중이다.

진해수협은 남해지방해경청 관할이지만 관련 제보가 중부지역에서 접수돼 중부지방해경청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노 후보 측은 지점 개소식, 건물 준공식 등 전국 수협조합이 개최하는 행사에 진해수협에서 화환을 보냈는데, 이를 노 후보 개인 명의로 보낸 것으로 생각하고 고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위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노 후보는 압수수색 등으로 선거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으나, 사퇴하지 않고 선거를 완주한다는 계획이다.

진해수협 조합장과 수협중앙회 비상임이사를 역임한 노 후보는 경남 지역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진해수협 조합장을 지내면서 금융 및 경제사업 전국 최상위권을 달성하는 성과를 이룬 바 있다. 

김덕철 후보는 17‧18대 통영수협조합장을 지내 노 후보와 마찬가지로 경남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는 2015년부터 통영수협조합장을 맡으면서 통영수협의 총자산을 4529억원에서 7012억원으로 54.8%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 후보는 김덕철 후보에게 단일화 논의를 제안했으나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임권 후보는 24대 수협중앙회장과 16‧17대 대형선망수협 조합장을 지낸 인물로, 세 후보 가운데 인지도 면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이 나온다. 그는 중앙회장으로 재직하면서 2014년 1300억원대였던 수익을 2018년 48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하튼 노 후보가 당선된 이후 형이 확정될 경우 불명예 퇴진 가능성도 있다. 현행 위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수협중앙회장 당선자가 경찰 조사 후 불명예 퇴진한 사례는 과거 두 차례 있었다. 1990년 14대 중앙회장선거에서 당선된 홍종문 회장은 유권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돼 당선 4개월 만에 퇴진했다. 19대 정상욱 회장은 거제수협 조합장 재직 시절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당선 5개월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수협중앙회장은 임기 4년의 단임 명예직으로, 연임을 불가하나 중임은 할 수 있다. 김임권 후보의 경우 24대 중앙회장을 지난 바 있으나 이번에 당선되는 경우 중임에 해당돼 출마가 가능했다.

26대 수협중앙회장 선거는 이달 16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강당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치러진다. 전국 조합장 91명과 현직 중앙회장 1명 등 총 92명이 표를 행사하는 간접선거로 진행된다. 투표자 수 과반으로 당선인을 결정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 후보의 혐의와 관련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 진행되는 만큼 중앙회 차원에서는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