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tive AI가 그리는 이미지, 전문가도 인정하다! (下)
사람들은 시, 소설, 보고서 등 글쓰기, 그림 그리기, 알고리즘 코딩 등 창작의 세계가 그동안 인간에게만 허락된 별도의 영역이라 알고 있었다. 그런데 AI(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이제는 진화한 AI가 스스로 창작의 영역을 넘보는 시대가 되었다.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등장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며 우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생성형 AI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현실로 나타나 적용되고 있다.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생성형 AI의 시장현황, 다양한 이슈와 관심 사항 등을 살펴보기로 하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미드저니(Midjourney)를 비롯하여 달리 2(DALL-E 2),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과 같은 AI 이미지 생성 도구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매우 정교해졌고 AI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상 중 하나가 되었다.
이 도구들은 가상의 인물, 물체 및 장소를 생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시각적 스타일, 분위기도 모방할 수 있다.
2022년 8월 콜로라도주 미술박람회(Colorado State Art Fair)에서 제이슨 알렌의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éâtre D'opéra Spatial)’이 일으켰던 센세이션은 많은 사람에게 Generative AI의 능력을 인정하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Generative AI인 Midjourney를 활용하여 만든 작품이 해당부문에서 1등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 Midjourney가 그린 작품, 전문가들의 극찬 이어져
‘디지털적으로 처리한 사진(digitally manipulated photography)’ 부문의 2명의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인 아티스트이자 작가인 대그니 맥킨리(Dagny McKinley)는 한 온라인 예술잡지를 통해 제이슨 알렌의 작품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나를 작품으로 이끈 첫 번째 요소 중 하나는 스토리 측면이었다. 이야기에는 여러 층(layer) - 즉 무대, 다른 세계를 향하고 있는 배우들이 있다. 이 그림은 잠시 함께 앉아 디테일을 탐색하고 싶게 만드는 작품 중 하나였다.”
그녀는 제이슨 알렌의 캔버스를 지나면서 르네상스 예술을 연상시키는 느낌이 드는 작품에 즉시 끌렸던 것을 기억한다. 그녀는 이 그림이 AI로 생성된 것인지 몰랐지만 어쨌든 그녀의 판단을 바꾸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Hyperallergic, 2022.9).
워싱턴 포스트의 미술 평론가 세바스찬 스미(Sebastian Smee)는 작품의 질감과 명암이 에드가 드가(Edgar Degas)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에게 영향을 준 19세기 후반 예술가 귀스타브 모로(Gustave Moreau)를 연상시킨다고 얘기했다(Washington Post, 2022.9).
콜로라도주 미술박람회 해당부문에서 3등을 차지한 제시카 헤어(Jessica Hair)는 제이슨 알렌이 부당하게 행동했다고 느끼지 않았고 그의 우승에 대해 나쁜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 하지만 ‘자동화된 표절’이라는 비판도 받아
이 같은 전문가의 찬사와 함께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AI로 생성된 그림은 수집된 수백만 개의 미술 작품에 의존하여 대량으로 모방되기 때문에 ‘자동화된 표절’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사람들의 창조적인 작업을 죽이고, 현실의 경계를 흐리게 하며, 인간의 예술을 은폐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더 깊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당시 제이슨 알렌의 1등 수상에 대한 모독적인 당혹감을 표현하는 트윗은 8만5천회 이상 ‘좋아요’를 받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예술의 죽음이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제이슨 알렌 역시 자신의 온라인 편지함에서 ‘매우 불쾌한 증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 낙관적으로 보아야, “AI는 단지 도구, 사람이 없으면 창조력도 없다.”
온라인상의 ‘난리법석’에도 불구하고 작가와 작가 주변의 관계자들은 AI에 적응하는 것에 대해 더 낙관적으로 보였다.
박람회 주최측은 작가가 어떠한 규칙도 어기지 않았다고 한다. ‘디지털적으로 처리한 사진’ 카테고리의 작품은 “창의적인 프로세스의 일부로서의 기술”을 포함해야 하며, 따라서 디지털 필터, 색상 조작 도구 및 ‘이미지 재결합’은 모두 명시적으로 허용되는 부문이었다.
미술사를 공부한 다른 전문가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주장을 했다.
“사람들은 바나나를 벽에 걸고 그것을 예술이라고 불렀다. 사진조차도 오랫동안 예술 형식으로 간주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단지 버튼을 누르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제 우리는 그것이 구도, 색상, 빛에 관한 것임을 깨달았다. AI가 같은 방식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제이슨 알렌은 자신의 작품을 개당 750달러에 나열했으며 3개중 2개는 박람회에서 알려지지 않은 구매자에게 팔렸다고 하는데, 그의 작품이 예술 역사의 한 획을 장식했다는 점을 감안했을때 좀더 높은 비용을 청구했어야 하는 아쉬움을 가질 수도 있겠다.
바나나 작품(?)이 12만달러에 팔렸다고 하니 750달러인 제이슨 알렌의 작품은 너무 낮은 가격으로 책정된 듯하다.
“AI는 단지 도구이다. 마치 그림 붓이 도구인 것처럼. 사람이 없으면 창조력도 없다.”라고 작가는 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