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난방비 긴급대책’에서 빛난 김동연 경기지사의 차별화된 복지...윤 정부의 ‘시장주의’ 맞선다

모도원 기자 입력 : 2023.01.27 07:01 ㅣ 수정 : 2023.01.27 13:54

26일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대책’ 진풍경, 경기도가 중앙정부보다 빨랐다
경기도, 예비비 등 200억원 긴급 예산 편성해 '거침없는 대응방식' 눈길
정부여당, 여야 '책임공방' 속 난방비 바우처 확대 논의했지만 확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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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8일 오후 용인 중앙시장에서 설맞이 장보기를 하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경기도]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엔데믹과 함께 찾아온 경기침체에 가장 먼저 직격탄을 받은 대상은 취약계층이다. 역사적 수준의 물가상승으로 밥상 가격은 치솟았고, 기준금리는 이달까지 7회 연속 인상돼 매달 이자 갚기도 버거운 수준이다.

 

여기에 치솟은 에너지 가격으로 대부분의 한국 가정은 12월에 '난방비 폭탄' 고지서를 받아들었다. 저소득 취약계층은 험난한 겨울을 보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책임공방'을 벌이는 데 몰두했다. 서로 '네탓 공방'을 벌인 것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26일 SNS를 통해 "난방비 폭탄이 떨어져 국민들은 추위가 아니라 난방비에 떨고 있다"라며 "난방비 폭탄이 떨어져도 전 정부 탓만 하는 윤석열 정부가 큰 걱정이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비판에 그치지 않았다. 경기도는 이날 200억원 규모의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경기도 예비비를 긴급 편성한 것이다. 

 

김 지사는 취약계층에 대한 차별화된 복지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 지사는 '시장주의'의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기업 정책을 통해 투자를 활성화함으로써 민생을 개선한다는 정부의 '시장주의'는 당장 절박한 생존위기에 시달리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에 둔감하기 쉽다.

 

이번 난방비 폭탄 사태에서도 그렇다. 김 지사가 긴급 예산을 편성한 26일 국민의힘과 기재부 등 정부부처는 당정 협의를 갖고 난방 바우처 2배 증액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마저도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정부여당이 취약계층의 어려움에 대처하는 속도에서 지자체보다 느린 실정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난방비 긴급 대책 등은 김동연 지사의 차별화된 복지라고 볼 수 있다"면서 "차별화된 복지는 경기불황속에서 취약계층에 좀 더 집중하는 복지정책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의 거침없는 차별화된 복지는 난방비 긴급대책을 포함해 크게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이 정책들은  중앙정부의 '시장주의' 경제정책에 맞선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차별적 복지의 방향과 효과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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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지사의 '거침없는' 3가지 차별화된 복지, 시장주의 경제정책의 보완 방향과 효과 시사해 

 

김 지사는 중앙정부에 대응하는 민생대책 수립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경제위기 속 재정건전성을 표방한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말 편성한 2023년도 예산안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대폭 줄였다. 대표적인 분야가 지역화폐와 공익 일자리다. 김 지사는 이에 대응해 도비와 예비비를 최대한 활용, 민생대책을 수립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우선 김 지사는 설 연휴 말부터 한파가 전국을 강타하자 순발력있게 대책을 수립했다. 예비비를 투입해 노인과 장애인, 노숙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난방비를 지원하는 ’난방 취약계층 긴급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노인가구 △장애인가구 △노숙인 시설 △한파쉼터(경로당) △지역아동센터 등에 대한 난방비 지원이다. 지원대책에는 예비비와 재해구호기금 등을 활용한 도비 전액 200억 원이 투입된다.

 

우선 기존 월 5만 원의 난방비 지원대책을 확대해 기초생활수급 65세 이상 노인 6만 4528가구, 기초생활수급 중증장애인 2만 979가구에 1~2월 총 20만 원의 난방비를 지원한다.

 

도내 노숙인 이용‧생활시설 18개소, 한파쉼터로 쓰이는 도내 경로당 5421개소, 지역아동센터 786개소에도 1~2월 난방비 40만 원을 각각 지원한다.

 

도는 이번 대책을 통해 도민 총 43만 5564명, 시설 6225개소가 난방비 지원 혜택을 볼 것으로 보고 있다. 난방비 지급은 거주지 시군 노인․노숙인‧경로당 등 관련 지원부서를 통해 시‧군별로 오는 30일 이후 대상자 계좌로 난방비가 지급된다.

 

김 지사는 정부의 예산 축소에도 불구하고  공익형 노인일자리를 대폭 확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정부는 공공형 노인일자리를 기존 60만8000개에서 54만7000개로 감안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노년층의 반발에 국회 단계에서 다시 증액되긴 했지만, 김 지사는 정부 결정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자체 예산으로 노인 일자리를 늘렸다.

 

경기도는 국회가 지난 23일 의결한 공익형 노인일자리 922억원(전국) 중 13%인 119억 원이 편성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119억 원이 내려온다고 해도 지난해 대비 25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노인 일자리는 1535개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경기도는 2023년도 노인 일자리 사업에 총 3304억3400만원을 편성해 공공 노인 일자리를 최대 10만600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화폐 또한 김 지사가 줄곳 강조한 민생대책의 한 축이다. 윤 정부가 올해 경기도의 지역화폐 예산을 대폭 감액했지만, 김 지사는 “지역화폐 예산은 공정하게 배분돼야 한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 지난 15일 정부는 올해 인구감소지역, 일반 자치단체,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 등 3개 유형으로 2023년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국비 지원율을 차등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지역화폐 국비 예산이 3525억 원으로 지난해 7050억 원 대비 50% 줄어든 가운데 경기도에 대한 지역화폐 예산을 감액하겠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 SNS를 통해 “지역화폐 예산은 공정하게 배분돼야 한다. 정부는 7050억이었던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며 “그나마 민주당의 요구로 절반인 3525억만 겨우 살아남았는데, 엊그제 행안부가 발표한 ‘지역화폐 지원예산 배분 기준’은 한 마디로 공정과 상식에서 벗어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자체별 재정 여건과 인구 현황을 기준으로 지역화폐 예산을 차등 지원한다고 한다. 지역화폐의 정책목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 ‘지역경제를 활성화’로 더 많은 서민,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배분해야 한다”며 “차등 배분 기준에 따르면 경기도의 지역화폐 국비 지원 예산은 작년과 비교해 ‘반의 반토막’이 나면서 1000억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 전국 소상공인의 25%가 넘는 186만 경기도 소상공인들에게 10%도 안 되는 예산만 지원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현재 2023년도 지역화폐를 도비와 시·군비 예산 1808억 원을 매칭해 평시에는 6% 할인, 명절 등에는 10% 특별할인을 적용하는 등 지역화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예산으로 확정된 3525억원(전국)의 지역화폐 국비는 아직까지 내시(來示)되지 않아 5월경 추경을 통해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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