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 경영환경 위기 속 '수성' 위한 과제는
문동권 사장, '딥밸류' 내세워 고객가치 창출 강조
카드업계 영업환경 복합위기 속 데이터 사업 박차
방대한 데이터 기반 '생활금융 플랫폼' 진화 전략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올해 카드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카드업계 1위 자리를 두고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 가운데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 규모 1위는 5877억원을 기록한 신한카드다. 이어 △삼성카드 4565억원 △KB국민카드 3523억원 △롯데카드 2695억원 △현대카드 2078억원 △우리카드 1790억원 △하나카드 1656억원 △BC카드 134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규모 기준으로 보면 신한카드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삼성카드와는 1000억원 이상, 3위인 KB국민카드와는 2000억원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4위부터 8위까지는 1000억원대 이하를 나타내면서 선두그룹과는 큰 차이를 나타냈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여전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월 6.088%로 고점을 찍었던 AA+ 등급 3년물 여전채 금리는 올해 들어 하락하면서 이달 25일 기준 4.457%까지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고금리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한카드는 적극적인 확장 전략보다는 내실을 기하면서 변화된 영업환경과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을 통해 1위 자리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이달 13일 개최한 상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올해 사업전략 방향을 '딥밸류(Deep VALUE)로 설정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해 나가기로 했다.
'딥밸류'는 △모든 디바이스로 모든 참여자에게 최고 수준의 결제 편의성 경험 제공 및 지불결제시장 1위 사업자 지위 공고화 △'원(One)신한' 경쟁력 기반의 고객에게 최적화된 선진 금융 서비스 제공 및 신성장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 △디지털·빅데이터 기반 진정한 플랫폼 기업으로의 진화와 미래성장 동력 발굴 △경영 활동을 위한 인프라 지원 강화와 역동적 기업문화 구축, ESG 실천 등을 의미한다.
신한카드는 딥밸류를 통해 고객‧사회‧환경의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는 차별화된 가치 창출로 카드업계에 당면한 복합위기 환경을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문 사장은 "변화하면 살아남고 안주하면 사라진다는 각오만이 불확실한 환경, 경쟁, 관행의 복합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며 "고객의 가치를 지키고 키워나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차별적 경쟁력과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새롭게 도약하자"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신한카드는 '비카드 부문' 강화에 나서 수익 다각화에 나선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3분기 실적 역시 비카드 부문의 성장에 기인했다. 신한카드의 3분기 영업수익에서 할부금융‧리스 등 비카드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4.6%로, 전년 동기 29.9% 비교해 4.7%포인트(p) 증가했다.
올해 신한카드는 비카드 부문에서 데이터 사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고객의 소비 패턴, 소비 지역, 연령대별 소비 특징 등 정보를 활용해 데이터 전문사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국가 지정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 지정된 신한카드는 금융데이터거래소에서 카드결제 데이터를 판매해 2020년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올리고 있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기업의 신청에 따라 데이터의 익명과 가명 처리 적정성을 평가해 데이터를 결합한다. 예를 들어 금융사와 통신사가 가명 정보를 결합하는 경우 데이터 전문기관에 결합할 가명 정보를 보내면 데이터 전문기관이 이를 결합해 다시 회사에 제공하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데이터 전문기관 최종 사업자 지정을 목표로 데이터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하려는 지자체와 민간 기업의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데이터 전문기관 최종 사업자로 지정된다면 비카드 부문의 수익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중심 디지털'을 접목해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넘버 원(No.1)'을 넘어 '온리 원(Only One)'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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