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국내 시장 한파 '타개책' 동남아 시장 진출 박차
KB국민카드, 캄보디아 현지 리스사 인수해 영업범위 확장
우리카드, 지난해 미얀마 현지 할부금융사 인수로 진출 성공
신한, 베트남서 실적 순항…·롯데, 베트남 법인 흑자 전환 전망
BC카드, 동남아 성공모델 기반 1분기 중앙아시아 진출 계획
"국내 업황 어려운 만큼 카드사 해외진출 더욱 활발해질 것"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카드업계가 수익 다각화를 위해 해외 시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이달 12일 캄보디아 현지 리스사 '아이파이낸스리싱(i-Finance leashing Plc)을 인수하고 할부금융시장에 이어 리스 시장에 진출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0월 아이파이낸스리싱 지분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맺고 현지 당국 승인 과정을 받은 바 있다.
2014년에 설립된 아이파이낸스리싱은 2021년말 기준 총자산 약 1250만 달러, 자기자본 215만 달러, 임직원 98명, 지점 4곳을 보유한 캄보디아 내 중위권 리스 회사다. 오토바이, 삼륜차 등 리스 사업을 영위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캄보디아 내 지방 영업점 추가 확보와 함께 사업 다각화를 통한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현지 1위 여신전문금융사로서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면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현재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3개국에서 리스 사업을 포함한 여신전문금융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200억4300만원 규모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 사업본부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2016년 미얀마 진출에 이어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현지 할부금융사 '바타비야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PT Batavia Prosperindo Finance Tbk)'의 주식 92.03%를 취득하면서 진출에 성공했다.
1994년 설립된 바타비야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는 총자산 9200만 달러, 임직원 1100여명 규모의 업체로, 인도네시아 전역에 72개 영업망을 운영 중이며 중고차 할부금융과 중장비 리스사업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미얀마 해외법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이익 11억1000만원을 보이며 순항 중이다.
신한카드는 베트남, 인도, 카자흐스탄, 미얀마 등 국내 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 165억6000만원을 달성하면서 국내 카드사가 보유한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보였다. 동기 기준 인도 법인은 33억2000만원, 카자흐스탄 법인은 25억6000만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미얀마 법인은 7억4000만원 규모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롯데카드의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2022년 3분기 109억35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총자산은 1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8억원 증가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4분기 합산 이익이 흑자전환 할 것으로 보고 있다.
BC카드도 현지 정부 사업을 수주하는 방식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BC카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간 결제 네트워크(N2N)' 구축 성과를 올해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한다.
BC카드는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진출 지원 설명회'에 여신전문금융업 분야 발표사로 참여해 진출 성공 사례 노하우를 공유했다.
BC카드는 인도네시아 디지털 국책사업 '해외 QR결제 제휴사'로 단독 선정됐으며, 현지 결제 시장의 빠른 대응을 위해 인도네시아 IT개발사 '크래니움'을 인수했다. 2015년부터는 현지 최대 국영은행 '만디리'와 협력해 카드결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하면서 450억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베트남에서는 판매시점관리(POS) 단말기 점유율 1위 '와이어카드 베트남' 인수를 시작으로 국역결제망사업자 나파스(NAPAS)와 비현금 결제 프로모션 협력을 추진했다. 또 양국 관광객이 자국 카드 및 QR결제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BC카드는 동남아 성공모델을 기반으로 올해 1분기 내 중앙아시아에 진출할 계획이다. 중앙아시아 '스탄' 국가 결제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다양한 전자결제수단 적용과 인증방식 기술을 이식할 예정이다.
카드사들이 동남아 시장을 노리는 배경으로는 많은 인구 수와 높은 잠재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여신전문금융업 발달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남아 진출은 조달부담 심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 다각화를 이루기 위한 전략"이라며 "금융 시스템 발전이 필요한 국가들에 진출해 선진 노하우를 공유해 회사와 현지에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그간 해외 진출 시 개인대출이나 리테일사업 등 수익사업의 비중이 컸는데, 최근 들어서는 고도의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현지 결제시장에 맞는 금융서비스를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국내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은 만큼 카드사의 해외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