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 규제인가 기회인가
최근 수년에 걸쳐 ESG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이제 ESG는 익숙한 용어가 되었다. 지금까지 기업이 ESG를 이해하고 그 필요성을 공감했다면 이제부터는 실천할 때다. 특히 경영에 ESG 요소를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 「ESG 인사이드」에서는 기업이 ESG 경영을 하도록 어떠한 접근을 하고, 어떻게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실현하며, 어떻게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연결고리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지환 수원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2023년 계묘년이 밝았다. 새해가 밝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는 올 한해 기업이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 점친다.
이러한 어려움에는 ESG도 한몫한다.
올해에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ESG 공시 국제표준화가 예정되어 있고, EU와 미국에서는 ESG 공시 의무화를 확대하는 등 ESG 규범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때문이다.
• ESG 공시 관련 국제 규범이 본격 가동
새로운 규범하에서 ESG 공시는 기후 위험을 포함한 기업 리스크의 식별, 평가, 관리, 공개에서 큰 폭으로 개선된 일관성, 비교 가능성, 신뢰성을 담보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기업은 ESG 목표, 추진전략, 실행은 물론 제품 및 서비스, 비즈니스, 공급망 등이 명확히 파악될 수 있도록 보고의 내용과 범위가 확대되어야 한다. 특히 탄소배출량은 외부배출량인 ‘스코프 3’까지를 고려해야 하니 이를 위한 데이터 확보가 이만저만한 부담이 아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ESG 공시의 움직임에 국내와 국외 기업을 가릴 것 없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지속가능성이 경쟁력인 기업은 ESG 공시에 전향적으로 대처
그런데 관심을 끄는 것은 이를 꼭 규제로만 보지 않는 기업과 산업군이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환경제어식농업(CEA) 업체인 Local Bounti는 ESG 데이터 수집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업 초기부터 보고를 위한 데이터 수집 및 공개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혁신적 농업을 지향하는 이 기업은 그 결과 자신의 비즈니스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상황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ESG 공시를 통해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을 공개적이고 정직하게 보고하는 것이 기업은 물론 업계 전체의 투명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물 사용 등 CEA 비즈니스에 내재한 지속가능성의 이점을 부각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에너지 전환 및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경쟁력으로 삼는 기업은 새로운 규범하에서의 ESG 공시에 전향적이다.
그 이유는 첫째, 공시를 통해 공평한 경쟁의 장이 열리고, 둘째, 바뀐 경쟁환경 속에서 그동안 확보한 ‘스코프 3’에 대한 추적성과 분석 능력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 ESG 공시를 비즈니스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는 2022년 초 기후 리스크 완화와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전환 계획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 1%에 그친다고 투자자에게 공개한 바 있다.
이 조사는 ESG 공시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새로운 규범하에서 ESG 공시는 우수한 데이터 관리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고, 또한 간과한 비즈니스를 모색하는 기회를 줄지 모른다.
ESG 공시 의무는 이미 시작되었다. 눈치를 보며 대응을 늦춘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관점을 달리하면 새로운 것이 보인다.
ESG 공시에 대한 관점을 규제가 아닌 비즈니스 기회로 보고 대응을 서두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