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간만에 맞이한 반등세…추세 상승 이어가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 들어 각 5%·8%대 반등
하이닉스는 12거래일 만에 종가 8만원선 올라서
세액공제 확대·中 보조금 중단설 등 '호재' 나와
外人 순매수 행진…삼전 올해 3600억원 사들여
"단기 반등·기대 과도 주의…조정 후 매수 추천"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올해 들어 정부의 정책 지원과 중국의 반도체 보조금 중단설 등 각종 호재가 연이어 나오며 대형 반도체주들의 주가가 나란히 반등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00원(0.69%) 상승한 5만8200원에, SK하이닉스는 400원(0.49%) 오른 8만1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보다 각각 5.24%와 8.53%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하루에만 각각 4.33%와 7.14%씩 급등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5일 이후 12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8만원선을 기록했다.
최근 두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데에는 △한국 정부 반도체 시설투자 정책 지원 △중국 정부 반도체 지원 보조금 축소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3일 반도체 투자 세제 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반도체·배터리·백신·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기술들의 당기(연간)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기준 현행 8%에서 15%로 인상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우리나라는 주요 경쟁국 대비 최고 수준의 세제지원이 적용될 전망이다.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은 25~30%로 미국(25%)과 비슷하며, 연구개발(R&D) 세액공제율은 30~50%로 대만(25%)을 웃돌게 된다.
일각에서는 세액공제를 확대하면서 세수가 줄어든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시장은 기업의 순이익 증가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액 공제 확대에 따른 세수 부족분은 3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이는 그만큼 반도체와 관련 업종들의 순이익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 기업 보조금 축소 가능성도 제기되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반사 수혜 기대감이 확대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중국 고위관리들은 대규모 반도체 산업 보조금이 별다른 결실을 못했다고 보고 있다"며 "오히려 뇌물 등 부패와 미국의 제재를 야기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보조금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중국의 고위관리 중 일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1조위안(약 185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는 이 같은 투자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며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고도 전했다.
보조금 제도 유지에 회의적인 관리들은 대안으로 반도체 소재의 가격 인하 등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부 차원의 지원과 중국 정책 전환 등에 따른 기대감이 형성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도 유입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4거래일 동안 삼성전자를 약 364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총 469억원가량 사들였다.
대형 반도체 기업들의 주식은 지난해 하락세를 꾸준히 이어왔는데, 이에 저점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미 바닥 수준에 근접했고, 급격한 시황 악화가 메모리 공급 업체들의 추가 감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재고 조정이 강한 만큼 유통 재고의 정상화 시점은 앞당겨질 것이고, 해당 시기에 발생될 공급 감소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반전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도 반도체 산업에 대해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우려는 현재 주가에 녹아있다고 봐야 한다"며 "아직 막막해 보이지만 최근 나타난 소식들이 사실이라면 시차를 두고 반도체 산업의 사이클을 전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퍼져 있고,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다시 약세로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기 실적 저점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된 만큼, 분명한 매수 구간"이라며 "다만 삼성전자의 투자 축소 행렬 동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현 시점보다는 실적 쇼크로 조정이 발생한 이후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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