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혁신은 기회”···금융지주, 비금융 영토 확장 시동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1.03 07:33 ㅣ 수정 : 2023.01.03 07:33

올해 신년사 핵심 키워드 비금융 사업 확대
금산분리 묶인 금융사들 규제 완화 큰 기대
생활 밀착형 분야 넘어 AI·블록체인도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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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로고. [사진=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국내 금융지주들이 올해 주요 경영 전략에서 비(非)금융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화두로 띄웠다. 디지털 전환 흐름 속 빅테크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현 정부의 금산(금융과 산업)분리 규제 완화 움직임도 금융지주들의 비금융 시장 진출 분위기를 키우는 분위기다. 금융업 울타리에 갇혀있던 금융지주들의 투자나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2023년 신년사에서 핵심 경영 전략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제시했다. 올해도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쟁력 제고 필요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앞으로 유통이나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다양한 비금융 분야로 영토를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공지능(AI)·가상자산·메타버스 등의 분야 신사업 발굴도 병행해 디지털 경쟁력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이제는 금융그룹들도 테크 경쟁력이 가장 큰 무기인 시대”라며 “인공지능(AI), 데이터 등 금융의 핵심 미래기술 분야는 업계를 선도하고, 대체불가능토큰(NFT)이나 블록체인 등 다양한 혁신 기술들도 신사업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부족한 지식과 기술력은 과감한 제휴와 투자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쉽으로 보완하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디지털 영역 개척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주요 금융사 수장들이 비금융·신사업을 강조하는 건 금융권 생태계 변화와 경쟁 심화 등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네이버나 카카오 등 IT(정보기술) 기업들의 금융시장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기성 금융사들의 체질 개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금융사들이 자체 디지털 역량을 기르는 데 제한은 없지만, 비금융 사업에 직접 진출하는 건 규제받고 있다. 일례로 KB국민은행(알뜰폰)과 신한은행(배달앱)은 금융위원회의 ‘혁신 금융 서비스’ 지정으로 비금융 사업을 영위 중이다. 

 

금융사의 비금융 시장 진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건 데이터 확보 필요성 때문이다. 다양한 비금융 사업에서 유입되는 데이터는 디지털 전환 뿐 아니라 금융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필수 요소다. 

 

앞으로는 금융사도 생활 밀착형 분야 뿐 아니라 디지털 신사업도 공격적으로 추진해 가야 한다는 게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특히 정부가 올해 금산분리 규제 손질을 예고한 만큼 금융사들의 비금융 시장 진출 문턱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어려운 매크로 환경이지만 기회의 문도 열려 있다”며 “우리는 정부의 금융 규제 혁신 기조를 기회 삼아 내실을 단단하게 다지면서 사업 영역 확장 기회를 꾸준히 모색해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올해 신년사에서는 은행 계열사에 치중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보험이나 증권, 카드 등 본업 경쟁력 강화로 종합 금융그룹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M&A 성과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적극적인 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보류해 온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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