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경영실적 개선 이뤄낸 한국마사회의 인력 구조조정은 '디지털 혁신'의 과정
정기환 마사회 회장, 3년만의 흑자전환 예상..."올해 1000억원 흑자 예상"
기재부 관계자, "마사회는 장외발매소 무인화 추진에서 인력감축 수요 나온 것"
마사회 관계자, "발매 질서 유지 업무를 담당하는 PA인력 등 정·현원차 폭을 좁히는 과정"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한국마사회가 큰 폭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해 주목된다.
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계획 중 기능조정 및 조직·인력 효율화 계획’에 따르면, 전체 공공기관 정원 44만9000명 중 2.8%에 해당하는 1만7230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그런데 마사회의 경우 감축되는 인력 규모는 373명으로 전체 정원 3175명 중 11.7%에 이른다. 이번 구조조정의 핵심은 기능과 조직의 운영 효율성 향상이다.
그런데 마사회는 올해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충격을 딛고 3년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될 정도로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지난 14일 농림축산식품부 기자회견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올해 1000억원의 흑자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실적 개선을 이뤄낸 마사회가 큰 폭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이유가 뭘까. 이와 관련 마사회의 한 관계자는 29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인력감축은 현원 자체가 정원 대비 차이가 컸던 부분이 작용했다”면서 “발매 질서 유지 업무를 담당하는 PA(Park Assistant) 인력을 주 40시간으로 환산하면 1700여명 정도로 잡히는데 그간 경마를 열지 않아 자연적으로 퇴사하거나 다른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인력 조정도 인위적으로 감축하는 것은 아니고 정·현원차 폭을 좁히는 과정이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전환에 맞춰 전국에서 운영되는 장외발매소를 무인화해 인력 효율성을 높이고, 코로나19로 경마가 시행되지 못한 과정에서 편차가 커진 정원과 현원의 차이를 좁힌다는 설명이다. 유형별로 기능조정(100명), 조직·인력 효율화(108명), 정·현원차 조정(190명) 등이다. 특히 마사회의 조정률은 강원랜드(2.4%), 그랜드코리아레저(3.0%) 등 여타 사행산업 공기업보다 큰 규모로 인력조정을 단행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장외발매소의 무인화 계획에 따라 큰 규모의 인력감축을 시행한다는 설명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인력조정 규모는 공공기관마다 성격과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라며 “마사회의 경우 과천경마장과 같은 현장발매소 외에 전국적으로 장외발매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해당 장외발매소를 무인화하겠다는 계획이 있어 상대적으로 인력감축 수요가 크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당초 마사회는 온라인 발매를 도입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장외발매소를 감축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현재 마사회는 장외발매소 27개소(수도권 21개소, 지방 6개소)를 운영 중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부천, 대전, 워커힐 등 3개소와 미운영 2개소를 폐쇄한 것에 이어 향후 4개소를 추가적으로 폐쇄할 계획이다. 지난 9월 기재부에 제출한 혁신계획안 역시 이와 같은 장외발매소 축소 계획이 담겼다.
특히 가장 큰 인력이 감축된 정·현원차 조정(190명) 부문에서는 발매 질서 유지 담당인 PA 인력이 줄어든 영향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마사회는 경마가 열리는 날에만 배치하는 초단기 근로자를 다수 고용하는데, 지난 정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과정에서 해당 인력을 정원에 포함한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며 경마가 열리지 않아 해당 PA 인력이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등 대폭 줄어든 탓에 정원과 현원의 차이가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마사회가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려는 것은 은행등 금융권에서는 수년 전부터 박차를 가해온 '디지털혁신'의 일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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