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콘셉트 파괴' 스마일게이트 인디게임 축제 ‘버닝비버’ 가보니...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헬로 월드, 비버 월드!”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핫플레이스 신사동 가로수길에 마련한 인디게임 페스티벌 ‘버닝비버 2022’ 오프라인 행사 현장은 활기로 가득했다.
올해 첫 개최되는 버닝비버는 스마일게이트가 지난 10여년간 펼쳐온 인디게임 창작 지원의 결실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오프라인 행사는 이달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며 온라인에서는 내년 1월 까지 자유롭게 출품작을 즐길 수 있다.
기자는 오프라인 행사 첫날인 16일 오후 가로수길을 찾았다. 행사장은 가로수길 메인 로드에 자리잡아 찾기 쉬웠다. 평일이어서 크게 붐비지 않았지만 인기 작품 또는 경품 행사가 이뤄지는 부스에서는 체험 차례를 대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행사장은 곳곳이 버닝비버 마스코트인 주황색 비버 캐릭터로 장식돼있다.
사실 스마일게이트가 행사명을 버닝비버로 지은 것은 자력으로 댐을 만드는 비버 모습에서 열정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인디게임 창작자 면모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버 마스코트는 뿔테 안경에 검은색 후드를 입은 친근한 개발자들의 모습이었다.
방문객들은 1층 정면 안내 데스크에서 입장용 팔찌와 ‘B토큰’ 1개, 여권 모양의 ‘B패스’를 받으면 곧바로 입장할 수 있다.
특히 B패스는 이번 행사 프로그램을 즐기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이다. 각 층별 안내도와 부스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부스에서 게임을 체험할 때 마다 실제 출입국 심사를 하듯 도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장을 3개 모으면 B토큰 1개로 교환할 수 있다. B토큰은 무료 ‘인생네컷’과 뽑기 이벤트에 사용할 수 있다. 기자는 총 6개 게임을 체험하고 B토큰 2개를 받아 뽑기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뽑기 이벤트존은 지하 1층에 자리잡고 있는데 인파가 가장 많이 몰려있었다.
이번 행사에는 80개팀이 참여하는데 부스는 1평 남짓한 규모로 꾸려졌다. 주로 PC, 태블릿 등 체험기기 2대씩 구비돼 있었고 직원들이 옆에서 설명을 도왔다.
먼저 1층에는 출품작 부스는 물론 일부 인디게임 프로토타입과 개발자 코멘트 메신저 형태로 소개하는 기획전시존이 자리잡고 있었다. 굿즈샵에는 현장 스태프들이 쓰고 있는 비버 모자 등을 구매할 수 있어 눈길이 갔다.
부스는 지하 1층과 지하 2층에도 있다. 기억할 점은 스마일게이트는 인파가 몰리는 것에 대비해 내려가는 계단과 올라가는 계단을 구분해놨다는 점이다. 내려가는 계단은 행사장 오른편 비상구 쪽이다. 올라가는 계단은 홀 계단을 이용하면 된다.
기자가 체험한 6개 게임 중 특히 인상 깊었던 △러브인 로그인(지하 1층) △만나자 조상님(지하 1층) △30일 어나더(지하 2층) 등 3개 작품을 소개한다.
먼저 러브인 로그인은 연애 시뮬레이션 ‘러브딜리버리’로 개발력과 흥행성을 인정 받은 온파이어게임즈 차기작이다. 오는 22일 스마일게이트 인디게임 플랫폼 ‘스토브인디’에 정식 출시 예정이다.
러브인 로그인 역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와 동화 같은 작품 배경이 인상깊었다. 이용자는 게임 폐인 ‘권성현’이 돼 ‘박다혜’와 교감하며 이야기를 이끌어가게 된다. 이야기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게임 체험 때 마스크, 공책 등 선물도 받을 수 있다.
다음으로 '만나자 조상님'은 스마일게이트 사내 창작프로그램 ‘스마일게이트 크리에이티브 챌린저스리그(CCL)’를 통해 직원들이 직접 개발한 모바일 게임이다. 이용자가 2가지 줄거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비주얼 노벨’로 미남 선비 캐릭터와 유려한 게임 아트가 돋보였다.
마지막으로 더브릭스가 개발한 30일 어나더는 ‘자살 예방’을 소재로 한 멀티 엔딩 어드벤처 게임이다. 올해 상반기 스토브인디를 통해 출시돼 호평 받았으며 공익성을 인정 받아 ‘2022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굿게임상’을 수상했다. 현재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사전 예약도 받고 있다. 게임 조작이 간단하고 하루하루 수행해야 하는 ‘투 두 리스트’가 있어 스토리가 박진감 있게 전개된다.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다면 내년 1월 15일까지 운영하는 온라인 전시관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한 80개팀뿐 아니라 온라인에만 참여하는 59개팀 작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2010년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 ‘스마일게이트멤버십’(SGM) 론칭을 시작으로 청년 창작자들을 지원해왔다. 현재도 인디게임 공모전, 창업지원펀드, 창작자 커뮤니티 등 인디게임 창작 지원에 힘쓰고 있다.
방문객에게는 즐길 거리를, 창작자에게는 게임을 홍보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한 버닝비버가 정례화돼 한국의 대표적인 게임 페스티벌로 자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