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검색
https://m.news2day.co.kr/article/20221213500256

고금리‧고물가에 보험해지‧약관대출 증가…휘청이는 서민경제

글자확대 글자축소
김태규 기자
입력 : 2022.12.14 07:34 ㅣ 수정 : 2022.12.14 07:34

생보업계 해지환급금 규모 6월 14조→9월 24조 23% 증가
납입 원금 손실 감수하고 보험 해지…'생계형 해지' 많아
다른 2금융권 비교해 금리 낮은 보험사 약관대출도 늘어
업계 "상환 포기하고 보험 해지하는 부실차주 위험 우려"

image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고금리와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보험을 해지하거나 보험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14일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 23곳의 해지환급금 규모는 올해 6월 13조8115억원에서 올해 9월 24조3309억원으로 23.2% 증가했다.

 

고물가로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금리마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확대되면서 보험료를 내기 어려워지자 원금 손실을 감수하고 보험을 해지하는 '생계형 해지'가 대부분이다.

 

보험은 납입 원금에 비해 해지환급금 규모가 작아 가장 나중에 해지하는 금융상품 중 하나다. 해지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의 가계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나타낸다.

 

보험료 미납에 따른 효력상실환급금 규모도 크게 늘었다. 올해 9월 말 기준 효력상실환급금 규모는 9384억원으로 6월 말 6336억원과 비교해 48.1% 급증했다.

 

보험약관대출을 받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34개 생명‧손해 보험사의 약관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65조4608억원에서 65조7316억원으로 0.4% 늘었다. 

 

보험약관대출은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하기에 별도의 심사절차가 없다. 대출 문턱이 낮아 은행 등에서 신용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 찾기 때문에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보험약관대출은 해지환급금의 50~95% 범위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연체 시에도 신용점수에 영향이 없고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심사 없이 본인 확인 등 간단한 절차를 거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험약관대출은 저축은행이나 카드‧캐피탈사 등 다른 2금융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 상환 부담이 적다.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보험업계의 금리연동형 약관대출 금리는 3~4%대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업계의 가계신용대출 금리(신용평점 801~900점 기준)는 10%대이며, 최대 19%대를 보인 곳도 있다. 카드‧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의 신용대출 금리(신용평점 801~900점 기준)는 9~18%대로 집계됐다.

 

보험약관대출을 찾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실 차주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차주들이 상환을 하지 않고 보험을 해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험업계는 대출심사를 강화하거나 약관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 6월 일부 보험 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기존 60%에서 50%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금리가 낮은 만큼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고객들이 약관대출을 많이 찾는다"면서 "생활비나 급격히 오른 이자를 상환하는데 사용하기 위해 대출을 받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시중금리가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출이 어려워진만큼 약관대출을 찾는 고객이 늘었으나 상환을 포기하고 보험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험사로서는 부실 차주 위험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많이 본 기사

ENG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