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마켓컬리 '퍼플박스'…사그러들지 않는 과대포장 논란

서예림 기자 입력 : 2022.12.14 09:44 ㅣ 수정 : 2022.12.14 16:05

재사용 포장재 사용 불구 각각 따로 포장
되레 비닐 사용 늘고 쓰레기 배출도 심각
소비자들 "친환경에 역행" 불만 높아
오아시스마켓은 최소포장으로 눈길
컬리측 "품질에 영향 줄수 있어 여러 포장재 사용"
오아시스마켓은 최소 포장으로
하니 오히려 '비닐 사용량' 늘고 상온 상품은 여전히 '종이박스' 배송
마켓컬리 "냉장·냉동·상온 상품마다 최적의 온도 있어...따로 분류해 포장"
이커머스 업계, '친환경'과 '품질' 두 마리 토끼 잡아야해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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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박스 안에 비닐과 종이박스, 보냉팩으로 포장된 상품이 담겨있는 모습. [사진=마켓컬리 홈페이지, 퍼플박스 구매 후기사진]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마켓컬리가 그동안 논란이 일었던 '과대포장'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 포장재 '컬리 퍼플 박스'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불만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냉장·냉동·상온 상품을 각각 따로 포장하는 방식으로 하다보니 식품을 보호하기 위한 완충재는 물론 포장지가 더 많이 쏟아져 나오면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택배 하나를 정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쓰레기 배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통업계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 경영'과도 맞지 않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지난해 7월 출시한 재사용 포장재 '퍼플박스'를 전면 도입했다. 47리터 용량을 담을 수 있으며 상온 28도 기준으로 냉장 제품은 12시간 동안 10도의 상태를, 냉동 제품은 11시간 동안 영하 18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고객은 컬리에서 판매하는 퍼플박스 또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개인 보냉 박스를 문 앞에 놓고, 상품 주문때 '퍼플박스'를 선택하면 더욱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냉장·냉동 상품은 비닐로 포장해 퍼플 박스에 담고, 상온 상품은 종이박스·종이팩 등에 별도로 포장해 배송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오히려 비닐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으며 상온 상품 역시 여전히 종이박스에 별도로 포장되고 있어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냐는 평가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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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 퍼플박스를 사용한 소비자들의 불만섞인 반응들 

 

실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퍼플박스를 사용한 소비자들의 불만섞인 반응들이 올라오고 있다. 

 

재사용 포장재 '퍼플박스'를 구매한 A씨는 "퍼플박스를 이용한다고 일회용품 사용이 줄고 있는 게 맞나 의문이 들 정도"라며 "오히려 비닐을 곱절은 더 쓰는 것 같아 주문하기가 망설여진다"고 했다.

 

B씨는 "냉장, 냉동, 상온 제품들이 각각 포장돼다 보니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심지어 상온 제품은 종이백 안에 비닐로 한 번 더 포장 돼있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퍼플박스를 써도 비닐이랑 박스가 너무 많아 나와 잘 안 시키게 된다", "퍼플박스 이용하려고 5가지 상품을 주문해봤더니 박스 5개가 왔다", "과대포장이 싫어서 재사용 포장재 이용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작은 냉동 식품 하나를 시켰더니 어마어마하게 포장해왔더라. 손상 방지 때문이라지만 너무 과하다" 등의 부정적인 후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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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박스 안에 비닐과 종이박스, 보냉팩으로 포장된 상품이 담겨있는 모습. [사진=네이버 카페 갈무리]

 

마켓컬리는 퍼플박스 도입에도 여러 포장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냉장·냉동·상온 상품마다 '최적의 온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적의 온도로 상품 유지하기 위해 마켓컬리는 물류센터도 냉장·냉동·상온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포장 같은 경우도 냉장과 냉동 상품을 함께 포장하면 손상이 있을 수 있어 따로 포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상추 같은 엽채류는 냉동 상품과 함께 포장하면 냉해를 입고, 반대로 냉동제품은 냉장온도에 맞출 경우 해동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냉장과 냉동 상품을 다른 비닐로 분류해 포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온 상품은 무거운 비식품이 대부분이고, 냉장·냉동 상품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종이 포장재나 상온 파우치 등에 별도로 포장해 배송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상온 상품의 경우 하나의 포장재 안에 담아 최소한으로 배송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크거나 무거워 함께 포장하기 어려운 상품은 별도로 포장해 여러 포장재가 사용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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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마켓 배송 포장 상태. [사진=네이버 카페 갈무리]

 

반면 마켓컬리와 같이 새벽배송을 하는 오아시스마켓은 냉장·냉동·상온 상품을 한 박스에 모아 최소한 포장으로 배송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이 이커머스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과대포장' 논란에서 매번 빗겨가 친환경 기업으로 소비자에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오아시스마켓은 냉장·냉동·상온 상품 사이에 박스 재질의 간지를 끼워 상품을 구분하고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고 있어 한 박스에 배송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냉동 상품은 필요에 따라 별도 박스로 포장해 최종 배송 박스 안에 넣는 '박스 인 박스(Box in Box)'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보통 냉동 상품을 맨 아래에 넣고, 냉장 그리고 상온 상품을 차례로 넣는 식"이라며 "상품을 통해서도 공간을 확보하고 활용해 최대한 과대포장을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배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가 친환경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소비자는 다양하고 기준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과대포장 문제가 여전히 지적되고 있는 것"이라며 "친환경도 신경 써야하는 한편, 품질을 위해 꼼꼼하고 안전한 포장을 해야 하다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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