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신화 멈추나③] 콧대높은 테슬라도 가격인하 대열 동참

정승원 기자 입력 : 2022.12.08 02:39 ㅣ 수정 : 2022.12.08 02:39

테슬라 중국 전기차업체 추월에 10월부터 중국 시장에서 가격인하 단행, 보험료 보조금 지원도 늘리고 이용자 소개 프로그램도 재개하며 수요부진 극복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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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이 위기에 빠졌다. 한때 자동차 시장의 근본을 뒤흔드는 게임체인저로 통했던 테슬라의 위력이 예전만 못해지면서 전기차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테슬라는 그나마 이익을 내고 있지만 루시드와 리비안 등 후발주자들은 팔면 팔수록 손해가 쌓이는 기형적 구조에 놓여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배터리 등 생산원가가 급등하면서 판매가격이 생산원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가하는 생산원가에 못 이겨 판매가격을 올리기는 했지만 가격인상은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산 자동차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급증하는 생산원가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가 맞물려 위기에 놓인 전기차 업계를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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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테슬라 매장.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테슬라는 창사이래 지금까지 매년 가격을 인상해왔지 낮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중국시장에서 차량가격을 내렸다. 그것도 모자라 신차구매 고객에 대한 보험료 보조금 지원을 확대하고 이용자 소개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인 중국시장에서 비야디(BYD) 등 중국업체들의 득세로 테슬라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자 지난 10월부터 가격인하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든 것이다.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연초부터 지난 7월까지 비야디 등 중국 업체들이 전체 판매량은 80%에 육박할 정도로 테슬라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테슬라를 주문하면 기존에 22주나 걸렸던 차량 인도기간이 지금은 1주일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

 

상황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테슬라는 그동안 한번도 가격을 내리지 않았던 미국시장에서도 가격인하를 단행하기 시작했다. 내년까지 모델3와 모델Y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3750달러의 할인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새 차량에 대한 할인정책을 한번도 채택하지 않았는데, 기존의 방침을 뒤집고 가격인하 카드를 끄집어낸 것은 그만큼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3분기 34만3000대를 팔았다. 당초 시장 전망치는 36만4660대였는데 이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때부터 테슬라 주가는 본격적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해 230달러와 200달러가 연달아 깨지면서 현재는 170달러선에 머물러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수요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가격을 내려야한다고 주장했다. CNBC에 따르면 토니 새코나기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가격 인하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 수요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차 가격을 더 인하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테슬라의 올 4분기와 2023회계연도 연간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시장수익률하회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지금 가격보다 20달러 정도 낮은 150달러를 제시했다.

 

테슬라를 비롯해 전기차업계의 고민은 원자재가격 상승과 배송비 증가 등으로 인해 생산원가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수요감소 때문에 오히려 가격을 인하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후발 전기차업체인 루시드와 리비안은 원자재값 급등 등 증가하는 생산원가 탓에 현금을 태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모델의 경우 판매가격이 생산원가를 따라가지 못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수요를 늘리기 위해서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가격을 내려야 하니, 전기차업체들이 얼마나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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