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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와 산업·경영의 미래 (26)

메타버스, 스포츠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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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12.01 00:30 ㅣ 수정 : 2022.12.01 00:30

[기사요약]
가상·증강현실기술이 스포츠 분야에서도 혁신 도구로 부상
해외의 경우 선수·팀 훈련, 심판 판정, 중계방송, 마케팅 프로모션 등에서 유용하게 활용 중
국내는 게임·레저 외 강점 스포츠산업부터 상품화 고민할 때

인공지능과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 등에 따라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역사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경영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방식을 혁신해왔다. 앞으로 메타버스에 의해 산업과 경영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최신 동향과 기업들의 다양한 활용사례를 통해 산업과 경영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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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3rockar]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전세계인의 축제, 2022 월드컵이 한창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역사상 가장 정확한 심판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SAOT(Semi Automated Offside Technology)’라는 최첨단 기술이다.

 

경기장 내 설치된 12개의 추적 카메라가 선수들의 움직임을 초당 50회의 빈도로 미세하게 읽어내고 축구공에 내장된 센서는 공의 움직임을 초당 500회 빈도로 관측해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린다.

 

SAOT는 사람이 하던 기존의 비디오 판독(VAR)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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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월드컵에서 오프사이드 판정에 활용되고 있는 ‘SAOT(Semi Automated Offside Technology)’ [출처=dataconomy]

 

이처럼 오늘날 스포츠산업에서도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해 과거에는 할 수 없었던 수많은 혁신이 가능해지고 있다.

 

스마트밴드, 짐워치(GymWatch), 스마트수트(Smart suit) 등 각종 웨어러블 기기들은 선수들의 훈련이나 경기 중 신체 변화와 운동 정보를 실시간 수집해 부상 여부를 판단하고 적절한 조치를 바로바로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 빅데이터와 AI기술은 경기 내용을 분석해 결과를 예측하며, 향후의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 

 

최근 여기에 가상·증강현실기술이 더해져 사람들이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까지 변화하고 있다. 또, 프로선수와 감독들은 경기력 향상을 위한 통찰력을 얻고, 선수 및 팀 훈련, 심판 판정, 스포츠 방송, 마케팅 프로모션 등에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 전천후 반복 훈련이 가능해져 선수의 기량 향상에 도움

 

어떤 운동이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반복 훈련이 필수다. 하지만 종목에 따라서는 훈련 장소를 준비하기 쉽지 않고 비, 눈, 바람 등의 기상조건도 훈련에 영향을 미친다.

 

가상·증강현실기술을 활용하면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축구, 농구, 골프, 빙상 등 어떤 경기장이든 그대로 복제해 선수들이 실제 경기장과 같은 느낌으로 날씨와 상관없이 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STRIVR(Sports TRaining In Virtual Reality)은 선수들이 전천후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선수들은 언제든지 자신의 훈련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확인하며 잘못된 동작이 교정될 때까지 무한 반복 훈련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미국의 주요 풋볼팀에서 먼저 활용돼 효과가 입증되면서, 그 후 농구, 하키, 골프, 스키 등에도 도입돼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독일의 엄브렐라 소프트웨어가 개발한 축구 훈련용 시뮬레이터(SoccerBot 360)는 또 다른 예다. 이 시뮬레이터는 지름 10미터의 원형으로 만들어졌으며 내부 벽면에는 슛팅과 패스 연습을 위한 가상의 영상이 고해상도(Full HD)로 투사된다.

 

이 시뮬레이터에는 여러 대의 고속 카메라가 설치돼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예를 들어, 카메라는 선수가 공을 차는 발의 모습은 물론, 타격한 힘, 날아가는 공의 속도, 방향 등을 촬영하고, 컴퓨터를 통해 슛팅과 패스의 정확도를 평가한 후 그 결과를 벽면에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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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cerBot 360’ 내부에서 보는 모습 [출처=sempremilan]

 


• 국제대회의 심판 판정에도 널리 활용

 

스포츠 경기에서 심판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오심은 때때로 경기 결과를 뒤바꾸고 선수의 기록과 경기력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프리미어리그나 메이저리그, 그리고 굵직한 국제대회에서는 심판의 판정을 지원하기 위해 증강현실기술이 활용되어왔다. 바로 호크아이(Hawk Eye)라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경기장 곳곳에 고성능 카메라를 설치해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공의 궤적을 밀리미터(mm) 단위로 추적하고, 그 결과를 실제 경기장에 덧입혀 공의 인아웃을 정확히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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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아이(Hawk Eye)를 활용하면 테니스 경기중 공의 인아웃을 정확하게 판정할 수 있다. [출처=3rockar]

 

호크아이 시스템은 처음에는 크리켓 경기의 심판 판정을 지원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는데, 그 성능이 인정되어 현재는 테니스, 배드민턴, 축구, 야구, 배구 등 20개 이상의 스포츠에서 심판의 인아웃 판정을 지원하는 필수 도구가 되었다.

 


• 스포츠 팬, 흥미롭고 실감나는 스포츠 관람·체험 가능해져

 

스포츠 방송에서도 가상·증강현실기술이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다. 

 

ESPN, Fox Sports, Star Sports 등은 오래전부터 스포츠 방송에 증강현실을 활용해왔다. 이 방송사가 중계하는 대부분의 스포츠 방송은 AR기술을 활용해 경기와 선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3D 그래픽과 대화형 콘텐츠 형태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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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x Sports가 AR 기술을 활용해 스포츠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newscaststudio]

 

한편, 미국의 방송 스타트업 NextVR은 스포츠 관람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있다.

 

최근 애플에 인수된 이 회사는 NBA와 공동으로 유료 서비스 가입자들에게 NBA의 주요 경기를 VR로 실시간 방송하고 주간 하이라이트를 VOD(Video on Demand) 방식으로 서비스한다.

 

또 이 회사는 미국풋볼리그(NFL), 미국하키리그(NHL)와도 협약을 맺고 주요 경기를 같은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는 몇 년 전부터 팬들이 야구 경기를 VR로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기반의 서비스(At Bat VR)를 제공해왔다. 팬들은 마치 타석에 서 있는 타자처럼 투수의 투구 내용을 정면에서 볼 수 있다. 물론, 팀의 라인업과 선수별 타율 통계 등의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또한, MLB는 야구장 내에 VR을 활용한 특수 타격장(Home Run Derby in VR)을 설치해 팬들에게 기억에 남을 이벤트도 제공한다.

 

이 타격장에 입장한 팬은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투수가 던진 공을 향해 방망이를 정확히 휘두르면 날아가는 공의 모습과 관중들의 함성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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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com에서 제공하는 At Bat VR 서비스 [출처=apkcombo]

 


• 표적 광고를 통해 마케팅 효과 배가

 

증강현실은 경기장, 관중석, 포스터 등을 매력적이고 효과적인 광고 매체로 만들어 준다.

 

경기장 내 광고판을 예로 들어보자. 증강현실기술을 활용하면 하나의 경기를 중계방송하면서 시청자가 위치한 지역에 따라 TV 화면에 표시되는 광고판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 방식은 낮은 비용으로 표적 광고를 할 수 있어 광고주들이 선호한다.

 

영국의 LED 전문기업 ADI가 개발한 digiBOARD는 증강현실기술을 활용해 표적 광고를 하는 사례이다. 이 기술은 경기장에서 팬들이 볼 수 있는 전통적인 LED 광고판과 증강현실기술을 결합해 국가별로 맞춤 광고를 한다.

 

현재 이 시스템은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 런던 NFL 경기 등의 중계방송에 활용되고 있다.

 


• 국내는 게임·레저 외 강점 스포츠산업부터 상품화 고민할 때

 

어느덧 글로벌 시장에서는 가상·증강현실기술이 선수들의 훈련방식을 과학화하고 팬들의 스포츠 소비방식을 엔터테인먼트화 하는 등 스포츠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상·증강현실기술이 스크린골프, 스크린테니스, 스크린야구 등 일반인 대상의 게임·레저 분야에서는 활발히 활용되고 있으나, 정작 스포츠산업의 혁신에는 기여도가 낮은 듯하다.

 

국내기업들이 모든 스포츠에 대해 가상·증강현실기술을 상품화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양궁, 태권도, 쇼트트랙 등 우리가 국제적인 강점이 있어 해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스포츠 종목이라면 가상·증강현실기술의 상품화를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국내 관련 스타트업들의 도전과 파이팅을 기대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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