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떠날라’…가상자산거래소, 신뢰 회복 안간힘

최병춘 기자 입력 : 2022.11.25 07:38 ㅣ 수정 : 2022.11.25 07:38

FTX 사태 이후 가상자산 거래 시장 불신 확대
자산내역 공개‧보안감사 확대 등 내부통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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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FTX 파산 신청 여파로 코인 시장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국내 가상자산업계에서 신뢰 회복이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투자자 자산 관리와 거래 안정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자들도 앞다투어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다. 

 

2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최근 약 3주에 걸쳐 가상자산 내부 보안감사를 실시했다. 가상자산 전산 시스템의 운영, 활용, 정보보안 등 전산업무 전반에 대해 업무처리 적정성을 점검하고 내부통제 및 사업의 운영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가상자산 내부 보안감사는 상장, 컴플라이언스, 자산관리 등 가상자산 전산 시스템 유관부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약 3주에 걸쳐 정책 수립, 위험관리, 물리보안, 인증 및 권한관리, 접근통제, 관리체계 기반 마련, 정보시스템 도입 및 개발 보안, 시스템 및 서비스 운영관리, 단말기 보안관리 등 총 9개 분야 15개 항목을 정밀 체크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으로 가상자산 투자자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대응 조치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최근 발생한 글로벌 이슈로 인해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과 관리체계에 대한 투명성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철저한 내부통제와 준법감시 체계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고 투자자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FTX는 고객 예치금을 자회사인 알라메다리서치에 대여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자체발행 토큰을 활용해 보유 자산을 부풀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진 유동성 위기에 몰려 파산을 신청에 이르게 됐다. 이에 가상자산 거래소가 고객이 맡긴 자산을 제대로 보유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주요 거래소들은 FTX 파산신청 직후 국내 시장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특히 FTX 파산으로 직접적인 타격보다는 이에 따른 시장 신뢰가 추락하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

 

가상자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국내 거래소 사업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FTX와 자산이 연동된 사례가 없어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루나 사태때와 코인 시장의 불신으로 투자자 이탈이 확대될 경우 거래소 수익성이 크게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거래소들은 거래 정보 투명성 확보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투자자 신뢰 확보에 나서고 있다.

 

코빗의 경우 국내 거래소 중 처음으로 보유한 가상자산 내역 관련 사항 전반을 공개하기로 했다. 코빗은 지난 16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을 비롯한 코빗에 상장된 모든 가상자산에 대해 코빗이 보유한 수량과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지갑 주소까지 공개하고 있다. 해당 정보는 매일 업데이트 된다.

 

지갑 주소를 공개할 경우 누구나 해당 지갑의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거래소가 임의로 타인에게 코인을 대여해주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거래소업계 1위와 2위인 업비트와 빗썸은 3개월마다 보고서 공시를 통해 보유량을 알리고 있다. 코빗, 코인원, 고팍스 등 원화거래소와 일부 중소형거래소는 외부감사인을 통해 연 1회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거래소들은 외부 회계감사를 거쳐 가상자산 및 원화 예치금을 고객들이 맡긴 것 이상으로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지를 분기별로 공시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가상자산 보유 수량을 매일 공개하지는 않아 회계감사 기간에만 자산을 보유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코빗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일일 자산 내역이라는 초 강수를 둔 것이다. 코빗에 이어 업비트, 빗썸, 코인원, 고팍스도 보유 가상자산 공개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FTX 사태 이후 국내 거래소에 자발적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어 타 거래소들로 정보 공개 강화 움직임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박정훈 금융정보분석원장 주재로 두나무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스트리미) 등 5개 가상자산사업자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 원장은 거래소 대표들에게 고객 자산의 보관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체 발행 가상자산 거래지원의 안전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을 요청했다. 

 

또 자금세탁행위 방지를 위한 의심거래 추출기준 마련, 거래 목적 등에 대한 확인‧점검 강화등 불공정 거래 차단 노력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14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디지털자산위원회 제4차 민당정 간담회에 참석해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이용자자산 보호 의무화와 자기 발행 코인 등에 대한 불공정 거래 규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회계 가상자산 공시 강화를 위한 회계기준 개정 등 제도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5일 한국회계기준원, 한국공인회계사회 등 유관기관과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 간담회 논의를 거쳐 가상자산 발행, 보유, 가상자산 사업자 관련 정보에 대한 주석 공시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가상자산 회계처리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별도 회계기준 제정은 관련 거래의 지속적 변화와 발전이 예상되는 만큼 국제회계기준위원회 입장 등을 감안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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