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쇼크’ 코인 시장 불확실성 확대…“단기간 해소 어려워”

최병춘 기자 입력 : 2022.11.10 07:27 ㅣ 수정 : 2022.11.10 09:01

세계 1위 바이낸스 FTX 인수 결정 하루만에 철회
FTT 뿐 아니라 비트코인 등 코인시장 전반 하락세 지속
“FTX발 연쇄 리스크 우려, 단기간 해소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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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유동성 위기로 비트코인 등 주요 코인 가치가 추락하며 시장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 1위 바이낸스가 인수를 번복하면서 유동성 확보를 위한 관련 자산 추가 매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단기간에 시장 불안이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 글로벌 1위 바이낸스가 업계 2위 FTX 인수를 추진하려다 하루만에 말을 바꿨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FTX 인수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처음에는 FTX 고객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해줄 수 있다고 희망을 가졌지만 우리가 제어할 수 없거나 도울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인수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새벽 트위터를 통해 “FTX에서 중대한 유동성 경색이 발생했고, 이에 바이낸스 측에 도와달라는 요청이 왔다”며 “FTX를 완전히 인수하고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는 것을 돕기 위해 우리는 구속력 없는 LOI(협력의향서)에 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낸스가 유동성 위기에 몰린 FTX와 대립각을 세우던 중 전격적으로 인수에 합의한 것이다. FTX는 올해 거래 규모로만 따지면 바이낸스에 이어 세계 2위다. 

 

FTX는 최근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의 재정 부실설로 코인 인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알라메다리서치는 뱅크먼 프라이드 CEO가 세운 투자사이자 가상자산 트레이딩 회사다.

 

지난 2일 코인데스크는 알라메다리서치의 자금 상당 부분이 FTT토큰으로 채워져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30일 기준 알라메다리서치의 전체 자산 규모 146억달러 중 36억6000만달러가 FTT다. FTT토큰은 FTX가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결국 FTT토큰 가격이 하락할 시에 알라메다리서치는 물론 FTX도 함께 자금난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런 가운데 자오창펑 CEO가 지난 7일 “루나 사태에서 배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보유중인 FTT토큰을 모두 팔겠다”고 발표해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이에 뱅크먼 프라이드 CEO가 “경쟁사가 만든 거짓 루머”라며 “FTX는 고객 자산을 보호하기 충분하고, 고객 자산을 투자에 이용하지 않는다”며 대응했다.

 

자오창펑의 발언 이후 FTT토큰 가격이 80% 폭락하는 등 일종의 뱅크런 상황이 벌어졌다. FTT토큰 뿐 아니라 FTX가 주로 거래를 지원해온 가상자산 솔라나도 같은 시간 25%나 폭락했다. FTX 위기설은 비트코인은 11%, 이더리움도 16%가량 하락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충격을 줬다.

 

결국 FTX의 뱅크먼 프라이드 CEO가 바이낸스의 자오창펑에게 손을 내밀면서 하루만에 인수가 결정됐다. 

 

하지만 바이낸스가 인수를 하루만에 철회하면서 가상자산 시장 불안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장에서는 FTX 유동성 위기에서 촉발된 가상자산 시장 침체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선 빗썸리서치센터장은 “FTT 가격이 거의 루나-테라 사태 때와 비슷하게 가치를 잃으면 전체 가상 시장 유동성이 약 10조원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FTT 관련 대출 채권 부담이 확대되면서 다른 코인 대출기관들에게도 악재로 작용, 적극적인 매도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라메다리서치까지 바이낸스 인수 불발로 알라메다리서치가 보유 자산 추가 매도에 나서게 되면 다른 코인의 전반적인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테라-루나 사태때에도 한달반 정도 시장 불안이 이어졌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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