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일 기자 입력 : 2022.10.30 07:52 ㅣ 수정 : 2022.10.30 07:52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평균금리 급등 올해 첫 상단 연 6% 도달···4%대 실종 기준금리 인상에 앞으로 계속 오를 듯 대출 금리 상승→차주 이자 부담 증가 “가계 상황 맞춰 대출 다이어트 해야”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연 6%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게 책정되는 고신용 차주들도 연 5%대 금리로 돈을 빌렸다.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 대출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자 부담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 9월 중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5.72~6.00%로 나타났다. 상단이 연 6%대에 진입한 건 올해 처음이다.
신용대출 평균금리를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 연 5.83% ▲신한은행 연 5.72% ▲하나은행 연 5.81% ▲우리은행 연 5.90% ▲농협은행 연 6.00%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7월 취급분까지만 해도 연 4%대가 있었으나, 8월 취급분 모두 연 5%대로 올라선 뒤 지난달 상단이 연 6%대를 찍었다.
금리 상승 충격은 고신용자도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이 신용점수 951~1000점 차주에 내준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5.14~5.38%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구간별 취급 비중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달 연 4% 미만 금리를 취급한 비율은 국민은행이 15.30%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2.20%), 신한은행(0.40%), 농협은행(0.10%)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연 4% 미만 금리의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지난 7월과 8월 취급한 4% 미만 신용대출의 비중이 각각 20.3%, 6.2%라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변동이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이 취급한 신용대출 금리가 오른 건 지난 7월과 8월 잇따라 오른 기준금리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2.25%로, 8월 연 2.25%에서 연 2.50%로 인상했다.
현재 가입하는 신용대출 금리가 더 오른 상태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연 3.00%까지 끌어올려 시장금리도 덩달아 상승했기 때문이다. 일부 시중은행이 현재 판매 중인 신용대출 상품 최고금리는 연 7%를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우상향하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급등하면서 은행들이 곧바로 신규 취급분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대부분 연 6%대다. 농협은행만 유일하게 상단이 연 5%대 중반에 머물러 있다.
시장에선 신용대출과 주담대 등 가계대출 금리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10월 기준금리 빅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 충격이 가기도 전에 11월 추가 인상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 상승은 결국 차주들의 이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은행들이 신규 취급 고객은 물론 기존 변동금리 고객들의 대출금리도 상향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나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전세자금 차주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경우 신용도에 따라 스프레드(가산금리) 편차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연말 금리 예측을 하기 어렵다”며 “가계 상황에 맞춰 대출 다이어트를 하는 게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