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3분기 실적 발표…신한‧우리 웃고 KB국민‧하나 암울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4대 금융지주(신한‧KB국민‧우리‧하나) 계열 카드사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신용판매 증대와 사업 다각화, 자산 확대로 당기순이익이 성장한 곳이 있는 반면 오히려 감소한 곳도 있어 희비가 엇갈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전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반면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3분기 5877억원의 당기순이익(누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5387억원과 비교해 489억원(9.1%)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은 "규제 강화, 조달비용 상승, 신용리스크 증가에도 불구하고 사업 다각화를 통한 영업 자산의 성장 및 매출액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792억원으로, 전년 동기 1746억원과 비교해 46억원(2.7%)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조달, 대손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신판매출 증대 및 금융자산 확대에 따른 수익 증가를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올 3분기 35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18억원(5.8%) 줄어든 수치다.
KB국민금융은 "금융자산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와 소비회복에 따른 카드이용금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수수료 인하 영향 등으로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하나카드는 3분기 16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990억원과 비교해 334억원(16.8%) 감소한 수치다.
하나금융은 "하나카드는 신용판매수익 증대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비용 증가 및 조달 비용 상승 등 외부 요인의 영향으로 1656억원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거리두기 해제 등에 따른 민간 소비 증가와 온라인 결제시장의 성장으로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취급액은 증가했으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과 업황 불확실성이 겹쳐 사업 다각화와 자금 조달비용 방어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 카드사는 모두 신용판매 수익이 증대됐음에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해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23일 영세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을 0.8%에서 0.5%로 0.3%포인트(p) 인하했다. 또 중소가맹점의 경우 연매출 구간에 따라 0.1~0.2%p 인하됐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수수료 적격비용 제도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재산정해 책정된다. 카드업계는 수수료율이 수차례 인하되면서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카드업계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조달에 부담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3일 2.420%였던 AA+ 등급 3년물 여전채 금리는 24일 기준 5.967%로 6%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전채 금리가 높다는 것은 카드사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면서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자금 조달에 부담이 커져 카드업권 전반에서 업황이 어둡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3분기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실적을 보면 신한‧우리카드가 선방을 했지만 KB국민‧하나카드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면서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카드이용금액이 늘었음에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여전채 금리가 6%를 눈앞에 두고 있는 점도 카드사 입장에서는 큰 압박"이라며 "업권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해외진출, 신사업 모색 등 수익원과 조달 방안 다각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