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건설업계, 파격 마케팅에도 미분양 털어내기 진땀

김종효 기자 입력 : 2022.10.26 10:02 ㅣ 수정 : 2022.10.26 10:25

8월 전국 미분양 3만2722가구…전년비 86% 늘어
지난달 서울 준공후 미분양 188가구…한달새 24.5%↑
정부 '미분양 대책' 마련에 시장 활성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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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전국적으로 주택 거래절벽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의 한 공동주택에 분양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종효 기자] 자금경색을 겪고있는 건설사들이 미분양 털어내기에 나섰지만 여간 쉽지 않은 모양이다. 자동차 경품부터 무료옵션 제공 등 파격 마케팅을 통해 청약자들 잡기에 나섰지만 신통치 않은 것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2722가구에 달한다. 전년 동기보다 86%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미분양 주택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서울 및 수도권 미분양 주택도 5012가구다. 역시 지난해 말 대비 1509가구에서 훌쩍 늘었다. 지방은 1만 6201가구에서 2만 7710가구로 71% 증가한 데 비해, 수도권은 1509가구에서 5012가구로 232%나 늘었다.

 

특히 건설업계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늘어나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친 본격적인 한파를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건설사 입장에선 가장 처리하기 곤란한 악성 재고에 해당된다. 9월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은 188가구다. 불과 한 달 만에 24.5% 증가했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도 소폭이지만 2.5% 증가한 1042가구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다.

 

이에 따라 단지들은 미분양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청약자들 붙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분양가를 낮춰 미분양 물량을 처리하는 것은 기본이고, 최근 화제가 된, 계약때 명품 백을 증정하는 곳은 물론 차량을 추첨 경품으로 내건 곳도 있다.

 

일부 단지에선 단지 내 입주민 혜택을 확대 제공하거나, 발코니 확장 등 유료 옵션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법으로 계약을 유도하기도 한다.

 

지방이나 중소 건설사 시공 단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최근 서울 강북구 수유에선 후분양 아파트 계약때 입주자들의 관리비를 대납하기로 한 단지가 등장해 주목 받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부 단지에선 청약자들에게 중도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강수를 두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애쓰는 이유는 '악성 재고'로 인해 자금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현재 미분양 물량이 장기 미분양 물량으로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 나온다.

 

분양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이 나올 경우, 이자와 관리비 등 추가 부담이 생긴다. 이런 물량이 장기화되면 건설사 입장에서 부담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미분양 물량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는 것이 지금 모든 건설·분양업계의 숙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간 관망세를 유지하던 건설사들이 하반기 분양 물량을 쏟아낸 탓도 있지만, 경기 자체가 침체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너무 많아졌다. 여기에 분양가에서 공사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은 공사와 분양 모두에서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 지금 당장 큰 지출이 있더라도, 언제 해결될 지 기약 없는 미분양 물량을 계속 가져가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 대부분의 건설사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분양 방제를 위한 규제 완화'를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까지 확산된 미분양 한파를 저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대출 등 금융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거나, 취득세나 등록세 등 세제를 완화하는 방법이 담길 것으로 보이고, 전매 제한을 폐지하면서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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