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옵티머스’, 아직 갈길 멀지만 무시 못 할 가능성 보여줘! (상)
테슬라 데이는 늘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지난 9월 30일에 있었던 「2022 AI Day」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에는 특히 ‘옵티머스(Optimus)’라는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의 실물이 공개되는 자리였다. 실물 공개 후 옵티머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다양한 평가 의견을 살펴보면서, 옵티머스의 미래가 일론 머스크의 과장된 ‘뻥’인지 아니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모호함을 ‘뻥’ 뚫어줄 또 다른 신세계로의 인도인 지 판단해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테슬라의 「2022 AI Day」가 지난 9월 30일에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당초 8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테슬라의 로봇 프로토타입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연기되었던 것이다.
머스크(Elon Musk)는 지난해 8월 AI Day에서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가 ‘옵티머스(Optimus)’라는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을 만들고 있다고 발표했다.
옵티머스는 “위험하고 반복적이며 지루한 작업을 제거”하기 위한 로봇이며, 자연어로 표현된 명령을 따를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대중들로부터 특히 흥미를 끌 수 있었다.
물론 그 당시 로봇 프로토타입은 없었다. 대신 피부에 꼭 맞는 바디 수트를 착용하고 ‘테슬라 봇(Tesla Bot)’으로 가장한 사람이 무대에서 춤을 추었다.
•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자율 보행하며 무대에 등장
그렇게 진행된 올해의 AI Day에서 머스크는 지난해의 약속을 지켰다. 약 8개월 만에 테슬라의 엔지니어들은 올해 쇼의 주인공인 옵티머스를 완성했다.
이날 두 대의 로봇이 소개되었는데, 첫 번째 보행 모델은 기성품 기계식 액추에이터, 모터와 기어 및 센서를 결합한 장치로 제작되었다. 로봇은 줄에 매이지 않고 무대로 걸어 나와 팔을 들고 관중들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흔들었다.
테슬라의 자체 액추에이터로 팔다리와 손가락을 제어하는 두 번째 모델은 걷지 못하여 바퀴를 타고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액추에이터를 사용하면 다리를 옆으로 들어 올리고 손으로 물건을 잡을 수 있다고 하는데, 로봇은 상자 줍기, 식물에 물주기 위한 물뿌리개 잡기, 허리 돌리기 등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음을 비디오를 통해 보여주었다.
• 경쟁사 로봇 비해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아...
올해 AI Day 행사에 대한 매스컴, 관련 전문가 등의 반응은 엇갈렸다. 보행 로봇의 걸음걸이는 민첩하지 못했고 심지어 쓰러질 듯 다소 불안해보였다.
Tesla의 제품 출시는 일반적으로 충격에서 경외심, 심지어 조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그러다 보니 타사 로봇과의 비교가 불가피했다.
로봇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미 2족 로봇 ‘아틀라스(Atlas)’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인간과 유사한 가장 발전한 로봇인 아틀라스는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옵티머스보다 훨씬 더 민첩하게 춤을 추고 뒤로 뒤집고 높이뛰기를 할 수 있다.
심지어 트위터에는 두 모델에 비해 아틀라스가 “광년은 앞서 있다”고 평한 의견도 있다(“Robot Wars: Tesla’s Optimus vs. Boston Dynamics’ Atlas”, AIM 2022.10.4.).
아틀라스가 영상으로 보여주었던 ‘파쿠르(parkour, 다양한 지형 및 사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이동하는 것, 일종의 프리러닝(free running))’ 능력은 많은 사람에게 감명을 주었다.
• 섣부른 판단은 아직 이른 듯, 행사 참여 엔지니어들은 나름 인정 분위기
머스크는 2022 AI Day 행사에서 소개한 로봇의 능력이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게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테슬라가 그날 보여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다. 9월 30일에 개최한 AI Day 행사의 목적은 「인력 채용」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행사의 대상 고객은 언론인이나 투자자가 아니라 엔지니어였다.
테슬라의 경쟁업체에 근무하면서 리쿠르팅 메일을 받고 행사장을 방문한 엔지니어도 다수 있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아무도 테슬라의 옵티머스를 비웃지 않았다는 것이다.
테슬라가 행사에서 보여준 로봇은 엄밀히 얘기하자면 옵티머스가 아니라 ‘범블 C(Bumble C)’라는 개발 플랫폼이다. 범블 C는 기성 부품으로 만들어졌으며, 로봇의 시스템과 모듈을 설계하고 테스트하는 데 사용되었다. 옵티머스는 범블 C가 진화하여 생산 준비가 완료된 상태의 차세대 버전이다.
테슬라의 자체 액추에이터로 움직이지만 걷지 못하여 바퀴를 타고 무대에 등장했던 두 번째 옵티머스 로봇에 대해 머스크는 “걸을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몇 주 안에 걸을 것”이라고 말한다.
테슬라는 그동안 완전한 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 기술을 자동차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약속시한’을 놓친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은 머스크의 호언장담을 100% 신뢰하지 않는다.
다음 편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좀더 들여다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