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데브시스터즈 이지훈 호(號), 카페지기 실언에 ‘망신살’ 뻗쳐

이화연 기자 입력 : 2022.10.11 02:03 ㅣ 수정 : 2022.10.12 07:28

운영자 계정으로 “팩트는 데브가 적자라는 것” 게시
아이템 패키지 가격 인상 옹호하는 ‘여론전’이라는 지적도
회사 측 “신입직원 실수”…사과 뜻으로 크리스탈 지급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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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시스터즈를 창업한 이지훈 공동대표 / 사진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국내 중견게임사 데브시스터즈(공동대표 이지훈·김종흔)가 모바일 게임 ‘쿠키런: 킹덤’ 공식 카페 운영자 계정 실수로 뭇매를 맞고 있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쿠키런: 킹덤의 네이버 공식카페에는 운영자 계정으로 게임 내 아이템 가격 인상을 옹호하는 듯한 글이 게시됐다. 데브시스터즈가 애플의 인앱결제 단가 인상으로 이 게임 아이템 가격을 조정하겠다고 공지해 원성을 샀던 터라 파장은 컸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다. 회사 측은 즉각 “신입직원 실수이며 회사 내부 입장과 관련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들은 “회사 측의 꼬리자르기”라고 주장하며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쿠킹덤 아이템 가격 조정에 원성…기름 부은 ‘계정 실수’

 

애플은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른 해외 수익 감소를 막기 위해 5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서 인앱결제 요금을 인상했다.

 

기존에는 인앱결제 가격표 단계가 1200원, 2500원, 3900원 순이었다면 이번 조치로 1500원, 3000원, 4400원 등 20∼25% 가량 뛰었다. 이를 카카오 내 화폐 단위 ‘초코’로 비유하면 1200원이던 100초코가 1500원으로 오른 셈이다.

 

기존 가격표에 맞춰 유료 아이템을 판매해 온 국내 게임업체 고심도 깊어졌다. 업계 선두주자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기존 가격표를 유지하기로 했으나 일부 업체는 변경된 가격표에 맞춰 아이템 가격을 인상했다. 아이템 판매가 주요 수익원인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데브시스터즈도 그 가운데 하나다. 데브시스터즈는 국내에서 6일부터 변경된 가격 정책이 적용되는 것에 발맞춰 6일 0시부터 5시까지 임시 점검을 실시하고 가격을 재정비했다.

 

게임 재화 ‘크리스탈’은 애초 1200원에 100개, 5900원에 500개 등을 판매했다면 현재는 1500원에 125개, 7500원에 636개 등으로 바뀌었다. 가격은 올랐지만 크리스탈 1개당 평균 가격은 같다.

 

다만 ‘고급 쿠키 뽑기 종합 패키지’ ‘쿠키 성장 종합 패키지’ 등 일부 패키지는 일단 판매를 마치고 가격을 재설정하기로 했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킹덤패스’는 가격을 올리지만 1회에 한해 차액만큼 크리스탈을 보상한다.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했다는 게 업체 입장이지만 이용자 원성은 피할 수 없었다. “죄없는 안드로이드 이용자까지 피해를 본다”, “크리스탈 보상이 짜다” 등 쓴 소리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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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공식 카페에 운영진 명의로 게시된 문제의 글 (사진=독자 제공)

 

문제는 가격이 조정된 당일인 6일 오후 4시에 발생했다. 가입자 수가 68만명을 넘은 쿠키런: 킹덤 네이버 공식카페에 운영자 계정으로 “팩트는 데브가 적자 기업이라는 것”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운영자는 “걔네(데브시스터즈)가 적자가 난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다른 기업처럼 애플 가격 인상을 부담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애플과 안드로이드 가격을 각각 다르게 설정할 수 있었는데 왜 이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드러냈다.

 

이 게시글은 잠시 후 삭제됐다. 그러나 게시글 캡처본이 남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내용이 재생산됐다. 쿠키런: 킹덤 공식 카페에는 캡처본이 올라오거나 진위 여부를 묻는 글이 올라오면 즉각 삭제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 빠른 해명에도 실망감 여전…회사 측 “직원 교육 강화할 것”

 

단순한 계정실수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핵심은 아이템 가격인상을 두고 이용자 여론이 악화됐다는 데 있다. 같은 쿠키런 시리즈 ‘오븐브레이크’는 가격 인상이 없었기 때문에 파장이 컸다.  일각에서는 25%에 달하는 유례없는 가격 인상으로 수익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 2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중으로 ‘데드사이드클럽’과 ‘브릭시티’ 등 신작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쿠키런 시리즈 매출이 99%에 달한다.

 

이 때문에 공식 카페를 통해 여론을 조작하려 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결국 데브시스터즈는 사건 발생 5시간 만인 오후 9시 공식 카페를 통해 자세한 경위와 문제 후속 조치, 이용자 보상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게시했다.

 

회사 측은 “이 게시글은 쿠키런: 킹덤 운영팀에 최근 입사한 직원이 카페 관리 계정으로 접속된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개인 의견을 작성한 것”이라며 “내부 직원 실수이자 쿠키런: 킹덤 운영팀의 관리 소홀 및 신규 입사자 교육 미흡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번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해당 직원을 업무에서 제외하고 관리 계정에 대한 접근 권한을 모두 회수했다. 향후 내부정책에 따라 징계 조치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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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진행된 방탄소년단X쿠키런: 킹덤 콜라보레이션 광고 (사진=데브시스터즈)

 

비교적 빠른 공지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말투가 신입 직원일 수가 없다” “방탄소년단 콜라보 콘텐츠만 기다렸는데 낭패다” 등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쿠키런: 킹덤 네이버 카페 게시글과 관련해 유저분들께 혼란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다만 해당 게시물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개인적인 의견일 뿐 회사 및 개발팀 입장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보안 및 정책 강화, 관련 교육과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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