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2.10.04 07:22 ㅣ 수정 : 2022.10.04 07:22
증권가 10월 코스피 반등 근접...삼성전자·SK하이닉스 회복 필요 고금리·실적 하향 비우호적 환경 지속... 매크로·실적·정치 이벤트 한은 금통위 10월 한차례 빅스텝...11월에는 베이비 스텝에‘무게’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이번주 코스피 지수가 2,100선까지 밀릴 수 있으며 증시 환경 또한 비우호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코스피는 고금리와 고환율 등 부정적인 매크로 환경과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주가에 녹아든 결과로 지난주 연저점을 경신했다.
4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증시 참여자들은 지수 방어에 집중할 때라며 이와 함께 이달 코스피 밴드로 2,100~2,350선을 제시했다. 그만큼 어려운 시장에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시장의 큰 흐름을 역행하기보다는 단기 대응에 힘쓰면서 최대한 시장에서 버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자동차와 음식료, 운송 업종을 추천했다. 또 이익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에너지와 경기소비재, 산업재 등의 섹터나 가치주, 낮은 변동성을 갖춘 배당주 등으로 접근이 필요하다고도 봤다.
■ 증권가 10월 코스피 반등 근접, 당장은 2,100선도 위태
글로벌 주요국들의 강력한 긴축 정책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확대로 반등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증시를 이끄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하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정부의 증시 안정 펀드 재가동 논의 등으로 급락세는 어느 정도 완화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공존하는 상황이다.
주목할 재료로는 10월 중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할 경우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좀 더 누그러질 수는 있고, 이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중국 당대회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기대가 이어지는 경우에도 수요 개선 기대감이 살아날 수 있다.
IBK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7월 이후 하락 추세의 저점 지지대에 근접해 단기 반등 가능 영역에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하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인플레 고착화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9월 FOMC 이후로도 좀처럼 증시가 회복하지 못해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는 크게 훼손된 상태다.
여기에다 전반적인 매수세가 실종된 상태 속 레버리지 성격의 신용 반대매매 물량,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 매입 급증 등 수급상의 악재들도 한국 등 주요국증시의 하락에 불을 지피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반도체 부분이 뼈아프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7%로 전체의 5분의1 이상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장 기여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반기 순이익 추정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전체 시장의 이익 전망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품목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 8월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이는 3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 주된 요인이다”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선 D램 출하가 빠르게 회복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 고금리·실적 하향 비우호적 환경 지속...매크로·실적·정치 이벤트 '주목'
10월부터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기업들의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 가운데, 매크로가 악화한 환경에서는 실적 성장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실적 결과에 따라 증시의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는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둔화가 지속할 수 있어서 전반적인 기업 실적 자체가 부진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내 증시가 연일 연저점을 갈아치우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수출주 비중이 높은 3분기 어닝 시즌에 어떻게 작용할는지가 관건이다.
3분기 수출 증가율 둔화와 최근 코스피 이익조정비율 하락으로 3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나 2분기와 같이 수출주를 중심으로 환율 효과에 따라 어느 정도 선방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인플레이션으로 기업들의 비용부담, 긴축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한국의 수출 모멘텀은 약해지고 있다. 이에 코스피의 영업이익 전망도 개선되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으나, 보수적 관점에서 3분기 어닝 시즌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아울러 미래 이익 전망이 불투명한 시기에는 다가올 분기 실적에 대한 가시성만 확보해주는 기업들은 시장참여자들에게 양호한 성과를 시현해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확전 가능성 및 대만 문제에 따른 △군사 마찰 가능성에 따른 방산주 △본격적인 일상 회복으로 인한 카지노·엔터 등 리오프닝주 △변동성 장세에 대비한 음식료 등 저베타·저변동성 관련주에 대한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또한 10월에 매크로, 실적, 정치 이벤트들이 한꺼번에 대기하고 있는 만큼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증시 하단이 추가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불안이 상존한다고 봤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에서 단기 반등 시 3분기 실적 시즌에 따라 반등 지속 여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난 2분기엔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반등세가 지속된 바 있다”고 언급했다.
■ 한은 금통위 10월 한차례 빅스텝...11월엔 베이비 스텝 ‘무게’
한국은행이 치솟는 환율과 고물가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올해 남은 두 번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이다.
특히 한은은 10월과 11월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단행하며 이른바 '더블 빅스텝' 카드를 꺼내 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아직까진 ‘더블 빅스텝’보다는 오는 14일 금통위에서 한차례 빅스텝을 단행하고, 11월엔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시각이 더 우세하다.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고환율이 지속할 경우 추가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이 총재는 기준 금리 0.25%포인트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선마저 뚫었고, 이 때문에 더블 빅스텝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고환율은 국내 물가에도 부담이다.
한은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오를 때마다 물가 상승률은 0.06%포인트 높아지고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3~4분기 시차를 두고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게 된다. 이는 한은이 '물가 잡기'를 위해 올 내내 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의 역대급 금리 인상 속도와 그에 따른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 확대로 과거 역전기와 다른 원·달러 환율 움직임도 전개되고 있어 한은 입장에서도 원화 절하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 11월 FOMC·미 중간 선거 앞두고 반등 기대감...강달러 기조 지속 전망
올해로 마지막 분기인 4분기 거래를 앞두고 국내 증시가 반등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은 기대와 함께 우려하는 모습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11월 초 예정된 미국 FOMC와 중간 선거를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이 재확대할 가능성은 있지만 10월은 기계적 반등이라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10월 중순부터 본격화할 3분기 어닝 시즌은 최근 이익 전망치 하향으로 낮은 기대감이 형성 중이다”며 “10월 중순부터는 11월 FOMC를 2주 앞두고 경계감 형성과 11월8일 중간선거 결과 혼선으로 변동성 장세를 연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통상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증시가 반등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다만 인플레이션에 따른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는 만큼 증시에서의 부담은 여전하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최근 3연속 자이언트스탭(기준금리 한 번에 0.75%p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다음 달 네 번째 자이언트스탭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만큼 미국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압박, 강달러 압력은 지속할 분위기다.
지난달 28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연고점인 1442.2원까지 오르며 2009년 3월16일(고가 1488원) 이후 13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1440원선을 넘어섰다. 시장은 당분간 강달러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침체 우려와 달러 강세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이중고 상황 탓이다.
단기적으로는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기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높아진 만큼 개별 종목 모멘텀에 집중한 대응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다"며 "한국은 금융시장 유동성이 풍부한 신흥국 경제라는 점에서 위험자산 선호 위축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