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네이버의 MZ세대 만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재계 편향 '노동시장 개혁안' 설득?
MZ세대에 다가가려는 한국노총 출신 이정식 장관, "현재 노동법제는 경직적이라 답답할 것" 강조
노동부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 "현재 임금 체계 불공정, 업무성과로 임금 결정돼야"
한국노총, "그들은 사무직, 정부가 MZ세대 노조를 들러리 세우려고 해" 비판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노동시장 개혁안을 추진 중인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MZ세대(1982∼2012년생) 노동조합 간부들을 만나 '과거'와 '현재'의 노동시장 환경 차이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젊은 직장인들이 겪는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로 마련된 이날 간담회에는 LG전자, 서울교통공사, 금호타이어, LIG넥스원, 네이버 등의 MZ세대 노조 간부들이 참석했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사무직 근로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 것이다.
때문에 대기업 사무직 MZ세대라는 소수 그룹을 만나서 정부의 재계 편향적 노동시장 개혁안을 합리화하려한다는 비판이 노동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MZ세대 노조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현재 노동법제와 관행은 과거에 뿌리를 두고 현재에 안주하는 경직적인 모습"이라며 "여러분도 직장에서 일하고 노조 활동을 하면서 답답함을 많이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출신인 이 장관은 "내가 노동 운동을 했던 80, 90년대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30년 넘게 시간이 흐르면서 노동 시장을 둘러싼 경제사회 전반의 산업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고 진단했다.
이 장관은 이들에게 "여러분이 평소 겪는 현장의 어려움과 고민, 희망하는 변화 방향을 앞으로 노동시장 개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노조의 성격을 지적하면서 "정부가 MZ세대 노조를 들러리 세우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노총은 성명에서 "섭외된 노조들은 기존의 생산·기능직 중심 노조의 단체협약을 비판한 노조들로, 정부 노동시장 개편 방향과 결을 같이한다"며 "아울러 이들의 중심 직군은 사무직으로, MZ세대가 모두 사무직에 종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편파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노동부는 지난 13∼18일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앱)인 블라인드 이용자 242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회사의 임금 결정 기준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85.56%가 '공정하지 않다', 8.70%가 '잘 모르겠다', 5.73%가 '공정하다'고 답했다.
'어떤 기준으로 임금이 결정돼야 공정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는 34.69%가 업무성과, 25.08%가 담당 업무, 24.50%가 개인 역량, 15.72%가 근무 연수라고 응답했다.
'평소 어떤 이유로 근로시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느끼나'라는 질문에는 36.92%가 여가 및 자기 계발, 26.36%가 업무량 변동, 24.01%가 육아 등 가족 돌봄, 12.71%가 임금 증가라고 대답했다.
'근로시간 조정이 필요할 때 자유롭게 조정이 가능한가'라는 문항에는 66.63%가 '조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블라인드앱에서는 '성과와 무관히 보상이 정해져 있어 열심히 일하면 바보가 된 기분에 의욕이 저하된다', '경력만 쌓이면 승진하는 것은 부당하다',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장시간 근로를 하는지' 등의 직장인 하소연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고 노동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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