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국내 투자 살아남아 일자리 늘리려면 해외 투자가 필수"..."현대차 경쟁력 좋아"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국내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해외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외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국내 투자 효과가 살아난다는 설명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최태원 회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막대한 해외 투자로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체 투자 계획이 2030년까지 250조원 되는데 해외투자가 환율이 올라서 70조원 정도이고 나머지는 다 국내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투자가 살아남기 위해서도 해외 투자가 필수"라며 "이번에 발표한 대미 반도체 투자는 주로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첨단패키징 등 새로운 기술로 이런 것은 한국에 없으니 여기에 투자해서 내부화를 해야 계속 (국내에도) 투자할 능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한국 정부가 미국 등과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대기업이 현지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게 정부의 '손목 비틀기'냐는 질문에는 "비튼다고 비틀어지지도 않는다"며 "아주 옛날에는 그런 게 있었다고 알지만, 요새는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외국에 나가 투자하는 게 솔직히 위험하다"며 "양국 정상 차원에서 투자를 보장하고 어려운 부분을 해결해주는 게 기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역설했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등은 시장논리에 의해 결정되고 있고, 정부가 투자 과정에서 애로점을 해소해주기 위한 통상외교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 회장은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한 현대차가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해 '뒤통수를 맞았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별 도움이 안 되는 감정적인 대응"이라며 미국 내부 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차분히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게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며 "현대차가 너무 경쟁력이 좋기 때문에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않고도 이 문제를 충분히 뚫고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내년 시행 예정인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현대차에게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