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올해 순이익 전망치 5조원대···‘리딩금융’ 탈환 예고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5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상기 이자 이익 증가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따른 비(非)은행 부문 성장 등이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실적에 힘입은 신한금융은 올해 1등 금융지주인 ‘리딩금융’ 타이틀도 탈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 증가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체질 개선, 리딩금융 상징성까지 더해질 경우 조용병 회장의 연임 도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2일 금융권과 증권가 등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해 연간 순이익은 5조원을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증권이 제시한 전망치는 5조2180억원에 달한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3조1567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지주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3조 클럽’에 입성했다. 3년 뒤인 지난해 4조139억원으로 ‘4조 클럽’에 들어갔는데, 현재 시장 전망대로라면 1년 만에 ‘5조 클럽’으로 도약하게 된다.
올해 신한금융의 호실적은 이자 이익 확대가 이끌고 있다. 금리 인상기와 대출 자산 확대가 맞물리면서 걷어들이는 이자도 크게 늘었다. 기업 =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도 호실적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수익성 개선은 뚜렷하다. 올 2분기(4~6월) 신한금융의 순이자마진(NIM)은 1.98%로 전분기 대비 0.09%포인트(p) 올랐는데, 경쟁 금융지주 대비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NIM 상승세 역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움직임 역시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이 실적 성장 선봉에 서고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 신한라이프 등 비은행 부문의 지원사격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올 2분기 기준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41.5%로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높다. 이는 경기가 좋지 않아 은행 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금융지주가 안정적인 수익성을 갖췄다는 걸 의미한다.
지난 7월 신한금융투자가 사옥을 6395억원에 매각한 것 역시 순이익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올 3분기(7~9월) 사옥 매각 차익이 반영될 경우 단숨에 신한금융 순이익을 늘릴 수 있다.
신한금융 순이익 증가에 리딩금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연간 순이익을 끌어올린 신한금융이 맞수인 KB금융그룹으로부터 리딩금융 타이틀을 탈환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조 회장이 취임한 2017년 KB금융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어준 뒤 2018년 재탈환하고 2019년까지 2년 연속 왕좌를 지켰다. 하지만 2020년과 2021년 연달아 KB금융에 순이익 1위 자리를 내줬다.
최근 5년 성적으로 봤을 때 5전 3패인 신한금융 입장에선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상황이다. 올해 다시 리딩금융을 찾아온다면 KB금융과 동률이 된다. 올해 KB금융의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4조8000억원대로 신한금융의 승리가 점쳐진다.
올해 신한금융에게 리딩금융이 가져다주는 상징성은 크다. 2년 간 열세였던 KB금융과의 경쟁 불씨를 다시 살리는 동시에 경기 불확실성 확대 속 진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금융이 리딩금융을 탈환하면 내년 3월 임기 종료 전 3연임에 도전할 조용병 회장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영 기간 동안 신한금융의 성장과 앞으로의 비전을 보여줄 좋은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
조용병 회장은 임기 동안 신한금융 체질 개선 선봉에 앞장섰고, 가시적인 성과도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과 BNP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등 공격적인 M&A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차기 회장은 앞으로 어떻게 조직을 성장시킬지에 대한 비전을 보고 정하는데, 임기 동안 사업 구조 변화나 실적 성장은 이를 뒷받침할 좋은 무기”라며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조용병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고, 실제 3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