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은 창조적 성공의 지름길(중)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바로 코앞으로 닥친 합참전투준비태세 검열과 작전참모 강수명(육사31기)중령의 대령 진급심사를 앞두고 있었기에 사단기동훈련의 성공적 평가가 더욱 중요해진 상태에서 천군만마를 얻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때마침 기동훈련을 앞두고 육사 동기생 김종완 소령이 사단 정보보좌관으로 부임했다. 그는 야전 전후방 각지에서 정보분야 전문가로 명성을 날리다가 이탈리아의 한국대사관 육군무관으로 발탁되어 성공적인 임무를 마치고 귀국한 상태였다.
참모들의 체계적이고 협조된 상황분석과 참모판단이 절실한 시점에 정보분야에 대한 풍부한 야전 경험과 출중하고 원만한 성격의 인덕과 포용력을 갖춘 동기생이 인접 보좌관으로 부임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훈련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동기생과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것은 두 번째이다. 첫 부임지인 승리부대의 최전방 대대에서 통신장교인 안철주는 대대 통신참모로 필자는 소대장으로 함께 근무하며 우정을 나누었다.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43) “국제신사를 '철면피'로 만든 최전방 오지” 참조)
그때에도 대대참모인 동기생의 보이지 않는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번에 전입온 김 소령도 승리부대 근무 당시, 상급 군단 전투력 측정시에 검열관으로 필자를 도와준 추억도 있었기에 반가운 동기생과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즐거움을 느끼며 큰 힘도 되었다.
특히 문무를 겸비한 정보보좌관 김 동기는 유머감각이 뛰어나며 주변을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 활력이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게다가 이탈리아군의 전술지식까지도 겸비함에 따라 더욱 창의적인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 실전적인 전투에 대비하여 사단기동훈련을 통해 부대경량화 노력 추구
6.25남침전쟁 휴전 이후 전쟁 없는 평화가 반세기 넘도록 지속되자 각 부대는 오랫동안 한 지역에 고착되어 주둔하여 무거워질 때로 무거워진 상태였고, 부대를 이동하거나 각종 훈련시에도 실제 행동보다는 행정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따라서 당시의 각부대는 행정적 처리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모든 장비와 물자를 이동시키는 실제 사단기동훈련을 강조하며 실전적인 전투에 대비하여 부대를 경량화시키려는 노력을 추구했다.
또한 적의 미사일 공격이나 침투한 특작부대의 습격으로 지휘소가 무력화될 때에도 신속히 복구하여 전투 지휘력을 유지하는 태세를 갖추는 것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위치가 노출되고 피해를 입어 무력화된 현 지휘소에서 신속히 예비 지휘소로 이동하여 전투지휘를 계속하는 것이 사단기동훈련의 평가 중점이었다.
따라서 지휘소를 이동할 때 사전에 예비지휘소와 이동로를 수색정찰하여 침투한 적 특수작전부대로부터 보호된 상태를 유지하는 조치가 우선되어야 했다.
이때 동기생 정보보좌관과 사전 토의 및 협조하는 과정에서 지상 수색정찰에 추가하여 헬기로 항공정찰을 병행하며 지휘소 이동간에 공중 엄호하는 방법을 계획하고 훈련시기에 맞추어 항공기를 사전에 요청했다.
물론 인접 열쇠부대 기동훈련의 평가관으로 참관하며 그부대의 장점들뿐만 아니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많은 것들까지도 벤치마킹해 새롭게 발전시킨 결과이기도 했다.(하편 계속)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프로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