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코비원’, WHO 긴급사용 승인 ‘가능할까’... CEPI “코로나19 백신 글로벌 공급 초과”

최정호 기자 입력 : 2022.09.16 07:50 ㅣ 수정 : 2022.09.16 12:53

CEPI 답변서, "스카이코비원이 WHO 긴급사용승인 백신 등재돼야 중저소득 국가 공급 가능, 백신 공급 물량은 넘쳐 "...WHO 긴급사용 승인 필요성 적어져?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 "WHO긴급사용 승인 백신은 20조 넘어, 앞으로 더 많이 추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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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국산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 접종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이하, SK바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WHO 긴급 사용 목록(EUL) 등재가 불투명해진 것으로 판단돼 당초의 중저소득국가(MICS) 공급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스카이코비원은 감염병혁신연합(이하 CEPI)이 중저소득국가 백신 공급 등을 위해 SK바사에 투자해 개발한 백신이다. 투자액은 CEPI(2억6000만달러)와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300만달러) 등이다.

 

그러나 뉴스투데이가 보낸 질의서에 대해 CEPI는 "스카이코비원이 WHO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면 SK바사와 중저소득국가 공급을 위한 협의를 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코로나 백신의 글로벌 공급이 글로벌 수요보다 많다"고 밝혔다. WHO가 굳이 긴급사용 승인을 해야 이유가 적어졌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 초저온 유통 불필요한 스카이코비원, 저소득 국가 보급에 적절하지만 WHO 긴급사용 승인 지연돼 

 

지난 6월 SK바사는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개발 성공을 알리면서 보건당국과 1000만 도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CEPI 지원하에 백신 개발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SK바사가 스카이코비원의 판매와 유통을 독자적으로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됐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CEPI에 지난 8월 16일 총 4개 문항의 질의서를 보냈다. CEPI는 지난 8월 23일 답변서를 보내왔다. 이 답변서를 통해 스카이코비원 공급에 대한 CEPI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업계의 의혹 제기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WHO의 긴급사용승인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CEPI등의 국제기구가 미온적인 대응을 함으로써 저소득국가 공급에 적합한 스카이코비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코비원은 화이자나 모더나처럼 초저온 유통이 불필요해 경제력이 낮은 저소득국가용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 CEPI 답변서 전문, “코로나19 백신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위치에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 

 

※ 다음은 뉴스투데이의 질의에 대해 CEPI가 보낸 답변서 내용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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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PI가 본지에 보내 온 답변서. [사진=최정호 기자] 

 

Q. 스카이코비원을 중저소득 국가 보급용으로 개발해 줄 것을 요구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에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는가

 

A. CEPI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임상 개발 선진화와 제조 규모 확대, 글로벌 공급을 위해 최대 2억1000만달러(2925억5100만원)를 투자했다. 스카이코비원은 면역 반응 조짐이 좋고 자원이 적은 환경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에 CEPI 투자 대상으로 선정됐다. 특히 기존 콜드체인 인프라를 사용해 저장 및 배포할 수 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규모에 맞게 제조할 수 있다.

 

Q. 자금 투자 시 스카이코비원 공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려줬는가

 

A. CEPI와 파트너십 계약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수억 도스의 스카이코비원을 구매 및 코백스를 통한 공정한 분배를 제공해야 하는 ‘공정 접근 조항’이 포함됐다. 코백스 퍼실리티(COVAX, 이하 코백스) 백신이 필요할 경우 스카이코비원이 WHO로부터 긴급사용목록(EUL) 등재를 받아야 한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한국에 스카이코비원을 공급할 수 있다. 이는 초기 백신 접종을 주최국(한국)과 세계 다른 지역 모두에게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지속가능한 접근법이다. 

 

Q.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을 중저소득 국가 보다는 선진국(대한민국, 영국 등)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아직 중저소득 국가에 대한 공급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는가

 

A. WHO 긴급사용승인은 일반적으로 영국의약품과건강제품규제청(MHRA) 및 유럽의약품청(EMA)과 같은 기관의 규제 승인을 조건으로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코백스와 많은 중저소득 국가(LMIC)에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인 WHO에 긴급사용승인 등재를 받을 수 있도록 스카이코비원에 대한 영국과 유럽의 규제 기관의 승인을 구하고 있다. 이는 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단계이다. 규제 승인을 구하는 것은 백신 수량에 대한 사전 구매 계약과는 같지 않다.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위치에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코백스와 각국 정부는 인구의 필요에 따라 백신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다. CEPI는 스카이코비원이 WHO 긴급사용승인 등재를 받으면 이를 포함시켜 백신 공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CEPI는 스카이코비원과 중저소득 국가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코백스 또는 기타 경로로 백신이 공급될 수 있도록 SK바이오사이언스와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다. 

 

Q. 스카이코비원을 선진국 먼저 공급하고 그 후에 중저소득 국가를 공급하는 것인가

 

A. CEPI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제휴해 스카이코비원에 사용되는 백신 기술을 활용해 ‘SAS-CoV’와 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미래의 변종 ‘SAR-CoV-2’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이른바 ‘변종 방지’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백신은 낮은 자원 환경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할 것이며, 성공하면 전 세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끝)

 

■ CEPI가 언급한 '공급과잉'은 선진국 상황...중저소득국가 백신 현황에 대한 데이터 부족해

 

CEPI가 코로나19 공급 과잉 현상을 밝혔지만 그 기준은 선진국 위주다. 즉 중저소득 국가에 코로나19 백신이 얼마나 필요한지 정확한 예측이 없는 상태다. 

 

SK바사는 지난 7월 영국 및 유럽 보건당국에 스카이코비원에 대한 조건부 사용 승인을 얻은 상태다. WHO에 긴급사용승인 백신 등재 요청도 이미 진행됐다. 

 

WHO가 스카이코비원을 긴급사용승인 백신으로 등재시킨다면 공급 과잉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개발비 2억6000만달러를 투자한 CEPI가 나서서 중저소득 국가로 스카이코비원 판매를 독려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현재 SK바사는 9개 공장 중 2개소를 중저소득 국가에 스카이코비원 공급을 위한 생산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판로가 한국 밖에 없기 때문에 국내 물량 생산에 취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지가 이번에 확인한 CEPI의 입장을 분석해보면, 스카이코비원은 코로나19 백신 공급 과잉 현상 속에서 기존 코로나19 범용 백신들과 경쟁해야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코로나19 백신  공급 과인에 대해 SK바사 관계자는  “유럽 보건당국에 승인 받은 코로나19 백신은 5종류가 있으며 WTO 긴급사용승인 백신은 20종이 넘는다”면서 “현재 WHO는 긴급사용승인 백신 지정에 제한을 두지 않는 기조이며 제품과 품질이 보장되면 앞으로 더 많이 추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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