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사태에 따른 천연가스 글로벌 수급 이슈 점검 (4)] 일본, 세계최대 천연가스 저장시설 바탕으로 동절기 대비 재고 확보에 주력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9.12 00:30 ㅣ 수정 : 2022.09.12 17:08

[기사요약]
일본 에너지자급률 11%, 주요 선진국 대비 매우 낮은 수준
일본의 천연가스 수입, 세계에서 세 번째 규모
대러시아 경제제재에도 사할린 등 사업 계속 관심
동절기 LNG 안정공급 위해 세계 최대 저장시설 활용
2030년 천연가스 자주개발률 50% 목표로 다각적 노력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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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는 장기적으로 원전과 더불어 탄소중립을 위한 징검다리 에너지로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라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중기적으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가장 야심찬 탄소중립의 도정을 선포하여 실천하고 있는 유럽의 경우 에너지 시장의 민영화에 따른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천연가스 장기계약을 단기계약으로 대부분 전환함으로써 2020년 이후 코로나 글로벌 팬데믹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은데 이어 이번 러시아-우크라 사태에 따른 영향이 이를 가중시키고 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와 중국 및 일본 역시 천연가스 의존도가 막대한 상황에서 유럽의 상황 및 대응에 이어 중국과 일본의 현황을 살펴보고 우리에게 제시하는 시사점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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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치바현 소데가우라에 있는 도쿄가스(Tokyo Gas Co.) 소유의 액화천연가스 탱크 [출처=japantimes]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2020년 기준으로 1차 에너지자급률은 미국 106%, 캐나다 179%, 영국 75%, 프랑스 55%, 독일 35%, 이탈리아 25%인데 비해 일본은 11%에 불과하다.

 

한편 일본의 총 에너지 공급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발전부문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 10년 동안 크게 증가하였다. 이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원전 가동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였기 때문이다.

 

일본의 6차 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향후 2030/2031년 1차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LNG 비중은 약 20%, 석탄은 19%, 석유는 2%(2019/2020년은 LNG 37%, 석탄 32%, 석유 7%)를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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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Global Methane Initiative]

 


• 일본의 천연가스 수입, EU와 중국에 이어 3위 규모

 

일본의 천연가스 수입은 2021년 기준 약 7233만톤(이하 1m3= 714g으로 환산)으로 EU의 약 2억6989만톤, 중국의 약 1억1617만톤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물량은 2017년 약 8132만톤, 2018년 약 8068만톤, 2019년 약 7535만톤으로 감소 추세인데 특히 2020년 약 7283만톤에서 50만톤이 더 줄어든 것이다. 특히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입이 EU는 약 1억9264만톤, 중국은 약 3798만톤인 데 비해 일본은 전량을 LNG로 수입하고 있다.

 

일본의 천연가스 수입대상국은 일부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심한 석탄(호주 68.2%)과 석유(사우디 42.5%, UAE 29.9%)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2021년 기준 일본의 천연가스 국별 수입 비중은 호주 35.8%, 말레이시아 13.7%, 카타르 12.2%, 미국 9.5%에 이어 러시아가 8.8%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대러시아 의존도는 독일 43%, 이탈리아 31%, 프랑스 27%보다는 작지만 수송거리가 짧은 이점이 있어 일본으로 하여금 러시아 특히 사할린지역의 천연가스 개발사업에 대한 이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주수요처는 2021년의 경우 전력회사의 약 3890만톤 가운데 9%를, 금년에는 약 3435만톤 가운데 8%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가스회사는 2021년 약 2304만톤 가운데 약 10%를, 금년에는 약 2260만톤 가운데 9%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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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천연가스를 실은 선박이 일본 중부 미에현의 발전소 근처 부두에 도착하는 모습 [출처=eenews.net]

 


• 대 러시아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사할린 등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이해 유지

 

일본의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사할린2를 들 수 있다.

 

2009년에 생산을 개시한 사할린2는 러시아 사할린에너지가 지분 50%와 1주를 갖고 있으며, 영국의 쉘은 27.5%에서 한 주를 뺀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미쓰이물산이 12.5%, 미쓰비시상사가 10%로 일본 기업은 총 22.5%를 갖고 있다.

 

사할린2는 2020년 LNG 1100만톤을 생산하여 이 가운데 일본은 599만톤을 수입하였다. 이렇듯 일본 LNG 연간 수요의 약 9%를 충당하고 있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전력공급의 약 3%에 상당하며 공급 두절이 일어난다면 전력·가스 수급 상 큰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자원 인수권의 확보 하에 현재와 같은 에너지가격 상승 시에는 시장가격보다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으므로 에너지 안전보장 상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이러한 프로젝트에서 철수할 경우 동일한 수준의 가격으로 대체 조달이 곤란할 뿐만 아니라 자원가격의 급등을 초래하거나 권리를 러시아나 제3국이 취득할 경우 러시아만 이롭게 하여 효과적인 제재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일본 정부로서는 사할린2에서 철수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러시아 지역의 중•장기 천연가스 도입 계약기업 및 물량 (2021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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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IGU(국제가스연합)]

 


• 유럽과 일본 등의 경쟁 심화로 천연가스 현물가격 고공 행진 중

 

세계 최대의 액화천연가스 구매자 중 하나인 일본(한국도 마찬가지)은 천연가스 가격이 저렴한 시기인 늦봄과 여름에 대량으로 확보하지 못하여, 최근 폭염과 동절기 대비 목적으로 현재 LNG 구매에 대거 나서고 있어서 전세계적인 부족을 악화시키고 LNG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

 

동절기 북반구 수요가 최고조에 달할 경우, 천연가스 부족을 우려하여 LNG를 둘러싼 유럽과 아시아간의 경쟁 심화로 인해 두 지역의 현물가격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

 

S&P Global에 따르면 북아시아의 현물 LNG 벤치마크인 일본-한국 마커는 8월 11일 백만BTU당 50.63달러로 9% 급등했으며, 이는 7월 2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최대 LNG 수입기업인 일본의 JERA(2017년 중부전력과 도쿄전력간 화력발전사업 통합으로 탄생한 일본 최대 발전기업으로서 일본(Japan) 에너지(Energy)의 새로운 시대(eRA)의 의미)는 동절기 대비 선적 확보를 위해 현물시장에 개입하여 금년 겨울 이전에 재고 비축을 증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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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P Global, Bloomberg에서 재인용]

 


• 일본, 세계최대 천연가스 저장시설 보유

 

오래전부터 LNG 저장시설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왔던 일본은 전세계 최대의 LNG 저장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2022년 4월 이후 전력 대기업의 천연가스 재고가 증가하는 추세로 1월 말 180만톤에서 2월과 3월에는 각각 169만톤 및 163만톤으로 감소하였으나 4월 말 196만톤으로 증가한데 이어 5월 8일 기준 202만톤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가스사업용 LNG 재고는 2022년 1월 말 178만톤에서 2월 말과 3월 말에는 각각 149만톤 및 157만톤으로 감소하였지만 4월 말 172만톤(추정치)으로 증가하였는데 이는 과거 5년 평균보다는 다소 낮으나 2021년보다는 8만톤 내지 15만톤 정도 높은 수준이다.

 

<주요국별 천연가스 저장시설 규모 및 재가스화 충원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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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파란 막대는 저장시설 규모를 나타내며 녹색 점은 재가스화 충원율을 나타내는데 저장시설 규모는 일본이 제일 높으며 재가스화 충원율은 대만과 중국이 높음. 2) MTPA(Million Ton Per Annum)은 연 100만톤을 의미함.

[출처=IGU(국제가스연합)]

 


• 천연가스 자주개발률, 2030년까지 50% 이상 목표

 

일본은 향후 2030년까지 대 러시아 의존을 탈피하기 위해 천연가스 자주개발률을 50% 이상으로 제고시킨다는 계획 하에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천연가스 공급확보 대책으로서 가스생산국인 호주, 말레이시아 및 미국 등으로부터 안정공급 기반을 확보하여 2025년까지 일본 기업의 권리 확보 등 자원외교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LNG 중‧상류 부문에의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JOGMEC(일본석유가스금속광물기구) 등에 의한 LNG 중류 부문 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 LNG시장의 확대를 지향하여 일본 인근 지역에서의 LNG 유통량과 일본기업의 취급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2025년까지 일본 기업이 관련된 아시아 각국 LNG 도입정책 등도 펼칠 예정이다.

 

아울러 LNG 공급 중단 등 위기 대응을 위해서도 LNG 조달•관리에 대한 국가 개입의 강화를 향후 2030년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연료공급 긴급대응책의 강화를 위해 사업자간 연료융통 체계 검토 등을 2024년 이전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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