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시리즈, 삼성 갤럭시 Z플립에 도전장 냈지만...소비자 "기술 혁신 안보인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전 세계 애플 아이폰 사용자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아이폰14’ 시리즈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열어 아이폰14 시리즈를 비롯해 애플워치, 에어팟 등 다양한 신제품 라인업(제품군)을 선보였다.
그동안 아이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각종 소문이 무성했던 만큼 이번에도 제품 가격 인상과 마치 'M'자형 탈모를 연상시켜 ‘M 탈모’라는 별명을 얻은 노치(notch) 유무 여부 등과 관련해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특히 이번에 출시되는 아이폰14 시리즈는 지난 8월 공개된 ‘갤럭시 Z 플립4·Z 폴드4’와 올 하반기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주인공이다. 이에 따라 아이폰 시리즈가 갤럭시와 비교해 제품 스펙(사양)과 전작 대비 혁신이 얼마만큼 이뤄졌는 지 여부가 주요 관전포인트다.
■ 아이폰14, 5년 만에 ‘M자 탈모’ 악몽에서 탈출…펀치홀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보완
아이폰14 시리즈는 6.1인치형(15.4㎝) 기본 모델과 6.7인치형(17.0㎝) 플러스, 고급 모델 6.1인치형 프로와 6.7인치형 프로맥스 등 4가지로 이뤄졌다. 지난해까지 출시했던 5.4인치 미니 모델은 이번 시리즈에서 빠졌다.
기본 아이폰14와 플러스가 포함된 일반 라인업은 △미드나이트 △블루 △스타라이트 △퍼플 △레드 등 5가지 색상으로 이뤄졌으며 메모리 용량은 △128GB △256GB △512GB 등 3종류다. 프로와 프로맥스 등은 △딥 퍼플 △실버 △골드 △스페이스 블랙 등 4가지 색상이며 메모리 용량은 △128GB △256GB △512GB △1TB 등 4가지로 구성됐다.
디자인을 이전 제품과 비교할 때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노치와의 이별'이다. 노치는 베젤(테두리)을 축소하고 화면을 넓히는 과정에서 전면 카메라와 얼굴 인식(페이스ID) 센서를 담는 부분이다. 그동안 노치 디자인은 아이폰 디자인의 치명적인 오점이라는 혹평이 나와 유저들이 개선을 계속 요구해왔다.
여론을 반영한 듯 애플은 2017년 이후 5년 만에 이번 신제품에서 노치 디자인을 빼고 알약 모양의 ‘펀치홀(punch hall)’ 디자인을 선보였다. 다만 상위 라인업인 프로 모델 2종에만 펀치홀을 활용해 일반 모델과 차별화를 이뤘다.
사실 펀치홀 디자인도 노치만큼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을 산 대목이다. 이에 따라 애플은 자칫 펀치홀이 줄 수 있는 거슬림을 사용자 경험(UX)으로 해소하는 효과를 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라는 이름의 새 디자인은 사용자의 앱 활용에 따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으며 중요 경고, 알림,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창 용도로 활용된다.
■ 아이폰, 최신 AP· 최초 4800만화소 카메라 갖춰
프로 모델 2종에는 최신형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16 바이오닉 칩’이 채택됐다.
애플이 스마트폰 사상 가장 빠른 칩이라고 소개한 A16 바이오닉 칩은 내장 트랜지스터가 총 160억개에 이른다. 이는 2020년 11월 애플이 공개한 첫 자체 프로세서 M1 칩과 동일한 수준이다. 내장 트랜지스터 숫자가 이전 제품과 비교하면 6.7% 늘어난 것이다.
디스플레이 밝기는 1600니트이며 HDR(High dynamic range·가장 밝은 흰색과 가장 어두운 검은색 사이의 대비) 상황에서는 최대 2000니트까지 지원한다. 카메라는 아이폰 사상 처음으로 4800만 화소가 장착됐다. 또한 화면이 꺼져 있더라도 저전력으로 시간 등 위젯을 표시하는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가 처음 탑재됐다.
아이폰14 기본과 플러스 모델은 이전 제품과 같은 ‘A15 바이오닉칩’이 적용됐다. 디스플레이는 슈퍼 레티나가 탑재됐으며 밝기는 최대 1200니트를 지원한다.
메인 카메라는 1200만화소를 갖췄지만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와 ‘트루딥스’ 카메라, ‘포토닉 엔진’ 덕분에 카메라 저조도 촬영 상황에서 전면이 2배, 후면이 2.5배 이상 성능이 향상됐다.
이 밖에 자동차 충돌 사고가 발생했을 때 아이폰 사용자가 의식을 잃거나 아이폰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자동으로 119에 전화를 걸어 구조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충돌 감지 기능’과 지상 기지국 통신이 지원되지 않는 곳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성을 통한 긴급 구조 요청 기능’을 아이폰14 모든 시리즈에 적용했다.
■ 고환율 탓에 韓 판매가격 ‘후덜덜’…아이폰 신작 접한 소비자 반응은
원자잿값 상승, 물류비 증가 등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업계는 아이폰 신제품 가격이 지난해와 비교해 100달러(약 14만원)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을 깨고 아이폰14 시리즈는 지난해와 같은 금액으로 선보였다. 기본 모델은 799달러(약 110만원), 프로는 999달러(약 138만원), 프로맥스는 1099달러(약 152만원)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한국 사정은 조금 다르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환율 탓에 한국내 출고가격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 기준 아이폰14 시리즈 가격은 기본 모델 125만원, 프로 155만원, 프로맥스 175만원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전 제품과 비교해 10만~20만원 가량 상승된 수준이다.
아이폰 가격 인상은 당초 예상만큼 크지는 않다. 그러나 기존 아이폰 가격이 높게 형성돼있는데다가 환율까지 고려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아이폰14 시리즈는 미국·영국·중국·프랑스 등 30여개 1차 출시국에서 오는 9일 오전 5시(현지시간)부터 사전 주문이 시작되고 매장에서는 16일부터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는 23일부터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다.
베일에 감춰져있다 공개된 아이폰14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매우 뜨겁다. 특히 이번 시리즈는 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4·Z 폴드4’와 하반기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격돌하게 되는 만큼 기대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갤럭시 Z 플립4·Z 폴드4는 국내 사전 판매부터 이전 제품 판매량을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유럽 초기 출하량이 이전 제품 대비 2배 증가하는 등 역대급 기록을 달성해 ‘폴더블폰 대중화’의 포문을 열고 있는 제품이다. 이에 따라 아이폰이 프리미엄폰 강자라고 하지만 갤럭시 Z 플립4·Z 폴드4가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상위 모델 프로에서 노치가 사라진 것 외에는 ‘와 혁신이다’라고 말할 만큼 변화는 없다"며 "굳이 찾자면 카메라 성능 향상이고 전작 단점으로 꼼히는 무게나 길이는 큰 차이가 없는 거 같다”고 혹평했다.
그는 이어 “기대 이상의 혁신이 없어 아이폰13을 사용하던 사람들이 아이폰14에 유입되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특히 환율을 생각하면 아이폰14가 한국에서 더욱 비싸게 판매될 것으로 보여 일부 아이폰 유저가 갤럭시 Z4 시리즈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20대 프리랜서 이모씨는 “현재 아이폰12 프로를 사용하고 있는데 제품이 무거워 바꾸고 싶은 마음에 아이폰14 미니를 기대했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빠져 아쉽다”며 “그동안 아이폰만 사용해 갤럭시 제품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최근 출시된 갤럭시Z 신제품 반응이 좋아 아이폰과 갤럭시 두 모델 사용 후기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윤모씨는 “아이폰이 가격에서 프로와 일반 모델의 차이를 두고 있지만 일반 모델 스펙이 기대에 못미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