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조선업계, 수소운반선에 이어 탄소운반선 개발로 '재격돌'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관련 연구/컨설팅 업체인 Fairfield Market Research(페어필드 마켓 리서치)에 의하면 2020년 약 41억7000만달러 수준이었던 전세계 CCUS 시장은 향후 2026년까지 연평균 약 15.7% 성장하여 2026년 94억2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전세계 CCUS 시장,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약 16% 급성장 전망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추산에 의하면 글로벌 탄소 포집‧이용‧저장 시장에 지난 10년 동안 약 150억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되며 글로벌 CCS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금년 전세계 탄소저장 능력은 3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유럽이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에너지 전환이 단기적인 난관에 봉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을 향한 도정은 결코 중단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 일본 NEDO, 세계 최초 탄소 포집‧선박 운송 시스템 개발 중
일본의 신에너지산업기술총합개발기구(NEDO)는 지난해 6월 말 장거리·대량 수송에 적합한 이산화탄소(CO2) 액화 및 저장 시스템과 수송선박의 연구개발 및 설비 기기를 아우르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동 사업은 2021년~2026년에 걸쳐 약 160억엔을 투입하여 일본CCS조사(주), (재)엔지니어링협회, 이토추상사 및 일본제철(주)과의 협력하에 액화 이산화탄소 선박수송 관련 연구개발, 연간 1만톤 규모의 선박수송 실증 사업 및 CCUS용 선박수송 사업화 조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실증 사업을 통해 2023년 말부터 연간 1만톤 규모로 교토 마이즈루市의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출하 기지에서 액화하여 선박 수송으로 홋카이도 도마코마이市 기지에서 하역하는 일관 수송시스템의 운용과 조업에 필요한 기술을 검증하게 될 예정이다.
CCUS를 목적으로 한 액화 CO2 선박수송 실증시험은 안전규격이나 설계기준에 필요한 기초요건을 실증시험 데이터로부터 수집·분석한 후, 액화 CO2의 장거리·대량 수송에 요구되는 국제규범 수립에도 기여함과 아울러 또한 CO2 수송에 관한 실효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 검토도 진행될 예정이다.
• 미쓰이상선과 미쓰비시중공업, 탄소운반선 개발 중
미쓰이상선(商船三井)은 일본CCS(주)의 위탁을 받아 CO2 액화수송선박을 개발 중인데 지난 8월 23일 대형 CO2 수송선박 설계에 대해 일본해양협회로부터 인증(AIP)를 획득하였다.
또한 미쓰비시중공업그룹 산하 미쓰비시조선은 실증에 사용될 전장 72미터, 폭 12.5미터 및 흘수선 4.55미터 크기에 1450m3 저장용량의 실증시험 선박을 2023년 하반기에 인도할 예정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미쓰비시중공업의 CO2 액화선박 상상도
• 우리나라 수소선박 관련 국제표준 주도에 이어 세계최대 이산화탄소 운반선 개발 계획
한편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LNG선박 분야에 이어 고부가가치‧친환경 첨단선박 분야 산업경쟁력 강화와 함께 수소선박 관련 국제표준 선점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선박용 수소저장탱크 표준을 세계 최초로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하여 국제표준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지난해 9월 28일부터 12월 21에 걸친 국제표준 신규작업표준안을 결정하는 ISO 투표에서 미국, 영국, 독일 및 중국 등 회원국 대다수의 찬성을 이끌어 낸 것이다.
■ 탄소 포집‧저장‧운반‧해저 주입 공정도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그룹은 2020년 11월 2만m3급 액화수소운반선을 세계 최초로 인증 받은데 이어 세계최대 규모의 CO2 액화선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9월 세계최초로 개발한 4만m3 규모의 CO2 액화선박 설계를 마친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현대글로비스, 지마린서비스, 미국선급협회 및 마셜아일랜드기국과 공동으로 7만4천m3 규모의 초대형 CO2 액화선박 공동개발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하였다.
또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8월에 이미 해상 CO2 주입플랫폼을 개발해 노르웨이선급(DNV) 기본인증을 획득했는데 이 해상플랫폼은 2025년부터 생산이 종료될 동해가스전에 연간 40만톤 규모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일본은 이미 LNG선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조선업계에 주도권을 빼앗긴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수소 및 CO2 액화선박 분야에서 권토중래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선박 설계 및 건조 분야에서 세계 최고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업계 역시 국제 표준의 선점과 아울러 세계 최대규모 CO2 액화선박 건조 및 시스템 실증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본에 앞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