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 인상 ③ 보험업권] 금통위, 기준금리 인상에 보험사 수익성 '긍정적'...자본확충 이자부담은 커져

한현주 기자 입력 : 2022.08.25 10:40 ㅣ 수정 : 2022.08.25 10:40

금리 인상에 자본확충 이자부담 고민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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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한현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0.25%포인트(p) 인상했다. 국내 보험회사들의 자본확충에 따른 높아진 이자 부담도 커지게 됐다.

 

한은 금통위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25%에서 2.50%로 인상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4년 8월 이후 8년 만에 2.5%로 올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금통위는 4월(1.25%→1.5%)과 5월(1.5%→1.75%)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린 뒤 7월에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했다. 당시 금통위는 고(高)물가와 미 연준의 0.75%p 금리인상에 대응해 전례없는 빅스텝을 결정했다.

 

금통위의 이번 금리인상 배경에는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고,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역전 현상을 완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6.0%로 치솟은 데 이어 7월에는 6.3%까지 올랐다.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6%를 넘은 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절이던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달 4.7%, 이달 4.3%를 기록하면서 2개월 연속 4%를 상회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인상 경로를 통해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그간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확산과 장기화를 방지하는 데 통화정책의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신평, "기준금리 인상, 보험사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이같은 한국은행의 긴축 가속화에 금융당국은 2분기 회계부터 금리 인상기에 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점을 감안해 완충 방안을 내놨다.

 

LAT(책임준비금적정성평가) 잉여액의 40%를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으로 가산하도록 했다. 기존 RBC가 보험사의 부채(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할 보험금)를 원가 평가한 것과 달리 LAT는 내년 새 회계제도(IFRS17) 시행에 대비해 부채를 시가 기준으로 평가한다.

 

이에 보험사들은 시가 평가로 보험 부채를 산출해 원가 평가 부채보다 클 경우 LAT 잉여액 일부를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해당 조치 이후 건전성 개선 효과를 봤다. 

 

NH농협생명의 2분기 RBC 비율은 지난 1분기(131.5%)와 비교해 48.8%p 늘어난 180.3%로 나타났다.   RBC 비율은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평가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의미다.  농협생명은 상반기 금융당국의 RBC 권고치(150%)를 넘기며 숨통을 트였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인 '수익성 개선세 지속, 신회계제도 도입 시 업체별 보험영업손익 차별화 전망'에 따르면 금리상승이 이어질 경우 보험사들의 투자부문 수익성에 미칠 영향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금리상승에 따른 보유이원 개선 효과가 나타나 운용자산이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영서 한신평 연구원은  "최근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장기로 채권교체매매에 따른 운용자산이익률 상승해 수익성에 긍정적"이라면서 "올해 1분기 보유이원은 지난해 보다 소폭 상승해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장기로 채권교체매매가 이뤄져 보유이원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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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신용평가]

 

■ 보험업계, 자본확충 이자부담 고민은 커져

 

다만 내년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등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수익성은 차별화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올 하반기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한 자본확충에 나설 전망인데 자기자본 보다 과도한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들은 이자 부담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채 연구원은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자본비율 관리를 위한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확대됐다"면서"흥국화재, 한화손보는 자기자본 대비 하이브리드 증권 비중이 상대로 높아 추가적인 하이브리드 발행 부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사채 발행은 유용한 자본비율 방어책이나, 동시에 자본 대비 과도한 자본성증권 발행은 이자 부담을 확대하여 이익창출력과 지급여력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자기자본 대비 하이브리드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경우에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보험사들은 줄줄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흥국화재는 지난 22일 사모형태로 7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를 발행한다. 이번 흥국화재 영구채는 일주학술문화재단과 세화예술문화재단이 각각 100억원, 600억원씩 인수하는 구조다.

 

DGB생명은 지난 3월 신종자본증권 950억원을 발행한 데 이어, 4월과 6월 각각 300억원, 152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롯데손도 내달 14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했다. 

 

ABL생명도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최대 3000억원 규모의 국내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도 정확한 발행 시기와 규모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KB손해보험과 한화생명은 각각 2860억원의 후순위 공모사채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과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메리츠화재가 지난달 30일 11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농협생명은 내달 최대 2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소형 보험사들에 대한 기관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을 고려하면 이자비용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평가손실 악화도 우려된다. 단기간에 채권가격과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보험사가 보유한 유가증권의 평가손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한은은 최근 발행한 '금융안정보고서(2022년 6월)'를 통해 2021년 말 기준 보험사의 시가평가 대상 채권 규모는 226조8000억 원이다. 시장금리가 100~200bp(1bp=0.01%포인트) 상승할 경우 최소 36조 원에서 72조원까지 평가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RBC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속도가 유지될 경우 자본 적정성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단 금융기관의 자체적인 노력을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 건전성 지표 등 성과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위한 검사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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