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여건 악화에도 역주행하는 카드론 금리…인터넷은행과 대출 경쟁

김태규 기자 입력 : 2022.08.23 07:18 ㅣ 수정 : 2022.08.23 07:18

지난달 카드론 평균금리 12.87%…1월말 比 0.79%p↓
같은 기간 여전채 금리 2.750%→4.299%로 1.549%p↑
우량차주 위주 취급에 인터넷은행 대출 고객군과 겹쳐
"경쟁 심화에 금리 인하 어려워…조달 다각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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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서 조달여건이 악화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금리는 낮아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인터넷은행과 고객군이 겹쳐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지난달 카드론 평균금리는 12.87%다. 이는 전월 12.92%와 비교해 0.05%p 낮아진 수치다.

 

카드론 평균 금리는 △올해 1월 13.66% △2월 13.54% △3월 13.26% △4월 12.98% △5월 12.97% △6월 12.92%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여전채 금리는 4%대를 유지하고 있어 카드업계의 부담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AA+'등급(신한‧삼성‧KB국민) 3년물 평균 조달금리는 △올해 1월 말 2.750% △2월 2.878% △3월 3.323% △4월 3.658% △5월 3.800% △6월 4.462% △7월 4.299%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조달금리가 오르는데도 카드론 금리가 하락한 데는 대출 수요 급감이라는 배경이 있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투자‧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빚을 내서 투자하던 이들이 증시 부진으로 투자를 줄이고, 물가 상승도 더해져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이에 더해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카드론을 포함해 취급액이 감소했다.

 

또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신용점수 500점 이하 저신용자 신규 대출을 다루지 않고 있는 것도 카드론 금리 인하의 원인으로 꼽힌다. 

 

카드사들은 신용점수가 높은 차주들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쳐 우량 대출을 늘리고 있다. 리스크가 적은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낮은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을 끌어모으려는 것이다.

 

다만 카드론 차주가 인터넷은행과 겹쳐 대출 경쟁이 심화하는 것은 카드사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은 올해 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올 상반기 중금리 대출 신규 취급액은 4조17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인터넷 은행이 공급한 중금리 대출액 2조5000억여원과 비교해 6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인터넷은행은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와 비교해 조달 부담이 적다. 또 중금리 대출은 신용카드사와 비교해 금리가 낮아 카드사는 고객을 확보하려면 카드론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카드론의 가장 큰 경쟁상대 중 하나가 바로 인터넷 은행의 중금리 대출"이라며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카드사들도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는 만큼 조달금리 상승이 큰 부담"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도 어려워 장기 기업어음(CP),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 조달 다각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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