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다이나믹스(Dynamics) (18)] 라스트마일 배송에 이은 ‘운송’ 3PL시장의 변화
[기사요약]
쿠팡은 자회사 CLS를 통해 운송 3PL시장 진출 가시화
밀크런 방식의 순회집하(multi-pickup) 방식은 선행물류의 효율성 극대화
NFA의 파스토가 화물맨과 합작으로 선행물류 위한 AI 운송서비스 오픈
라스트마일 혁신에 이어 더욱 ‘스마트’해질 ‘운송’ 부문의 혁신 기대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AI가 주목받게 되었듯이 2021년 3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입성(86조원 시가총액 인정)은 일반 국민들의 물류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더욱이 의아했던 점은 당시 쿠팡의 적자 규모가 4조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한편 쿠팡 상장 1년 전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을 독일계 DH(딜리버리 히어로)가 4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사건도 있었다. 창고와 트럭으로 대변되던 3D업종 물류가 핫한 주목을 받게 된 다이나믹스(Dynamics, 역동성)는 과연 무엇이고, 그렇다면 미래에도 물류는 계속 주목받는 산업으로 남게 될까? 역동적인 물류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SW경영대학 겸직교수] 누구나 인정하듯 쿠팡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서비스는 ‘로켓배송’이다.
당초 이커머스 플랫폼 스타트업 중 하나에 불과했던 쿠팡이 2014년에 선보인 ‘로켓배송’은 기존의 택배로 대표되는 ‘완행’ 라스트마일 시장을 ‘직행’, 아니 지금의 ‘초고속’ 라스트마일 전쟁으로 전환시킨 기폭제가 되었다.
최근 쿠팡은 밀크런(Milk Run) 영업권과 관련 자산 일체를 자회사 CLS(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에 양도하기로 했다고 하며, 양도금액은 591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행물류(Inbound Transportation)를 포함한 간선운송과 관련한 운송3PL시장에 쿠팡의 본격 진입을 알리는 소식이라 ‘라스트마일’ 시장 변화 이후 전통 방식의 운송3PL시장에도 의미있는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 가시화된 쿠팡의 3PL사업(외부 물류) 진출
사실 쿠팡이 3PL사업을 시작하리란 것은 단지 시간의 문제이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단순 명제였다.
글로벌 이커머스 공룡 아마존의 경우 유료회원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Prime)과 연계된 풀필먼트-3PL 업무를 FBA(Fulfillment By Amazon)라는 수익모델로 정착시킨지 오랜 시간이 흘렀고, 수년간 적자를 감수하면서 풀필먼트 인프라를 구축해 온 쿠팡의 입장에서 아마존의 성공모델을 따라간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
2021년 1월 13일 국토교통부는 시설 및 장비 기준을 충족한 ‘택배 운송사업자’ 21개사를 발표하게 되었고, CLS가 명단에 올랐다.
2년 전 자진 반납한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의 재취득이었고, 이를 통해 3자 물류가 가능해지면서 쿠팡의 로켓배송 지방물량 일부를 처리하는 위탁배송만을 운영하고 있는 상태이다.
현재 로켓배송 같은 고객까지의 라스트마일 배송은 본사가 진행하지만, 퍼스트마일, 미들마일 등으로 불리던 선행물류 및 간선운송 같은 ‘운송’ 부문은 주로 외주업체의 아웃소싱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최근 본사에서 운영하고 있었던 선행물류 밀크런 부문의 CLS 양수도 결정은 CLS의 본격적인 ‘운송’ 부문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즉, 향후는 ‘운송’ 또한 쿠팡이 자회사를 통해 자체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외부를 대상으로 한 운송 3PL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란 판단이다.
참고로 창고운영 중심의 풀필먼트 사업은 CFS(쿠팡풀필먼트서비스)라는 자회사에서 이미 3PL사업을 운영 중이다.
2016년 이전에 쿠팡 물류센터 운영과 인력관리를 외부 협력업체들에게 맡겼던 것을 ‘컴서브(Comserve)’라는 유한회사를 통해 자사 운영으로 전환하였고, 2017년에는 이를 CFS로 바꾸면서 현재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쿠팡이 CLS, CFS 같은 3PL 자회사를 운영하는 이유는 비용 절감과 사업다각화라는 쿠팡의 필연적인 진화과정이라 판단된다.
• 밀크런과 선행물류는 어떤 관계일까?
여기서 잠시 밀크런과 선행물류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밀크런(Milk Run)은 과거 우유회사가 매일 축산 농가를 순서대로 돌면서 원유를 수집한데서 나온 물류 운송방식이다.
닛산 완성차가 자동차 부품을 공급받는데 밀크런 방식을 활용해서 물류비용을 대폭 절감했다는 사례가 유명한데, 각 부품사가 개별 운송을 진행하는 방식 대신에, 닛산이 운영하는 트레일러가 개별 부품사들을 마치 우유 수집하듯이 돌면서 한번에 입고시키는 방식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쿠팡의 사례로 설명한다면, 벤더가 쿠팡 풀필먼트 센터에 1개 팔레트 분량의 물품을 공급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런 벤더들이 각각 1대 분의 트럭비용을 지출하는 대신, 쿠팡이 마치 우유를 수집하듯 해당 벤더들을 순회하면서 Multi-pickup(순회집하)을 수행하여 트럭 적재율을 높인 운송을 진행한다면 이로 인한 비용절감은 벤더와 쿠팡 모두에게 이익이 되며, 결국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는 논리이다.
아마존은 Amazon FBA Partnered Carrier Program을 통해서 셀러들의 효율적인 선행물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박스 단위는 UPS를 활용하며, LTL(Less-than-Truckload) 혹은 FTL(Full Truckload) 단위의 서비스를 아울러 제공하고 있다.
• '모카(MOCAR)' : 파스토와 화물맨의 합작 화물운송 서비스
지난 8월 10일 인공지능(AI) 물류 플랫폼 파스토(FASSTO)와 화물운송중개 플랫폼 강자 화물맨의 합작 법인인 모카모빌리티가 AI 운송 서비스인 ‘모카(MOCAR)’를 출시하였다. 모카는 ‘모두의 카고(Cargo, 화물)’라는 의미로 온라인 사업자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한 화물운송 서비스이다.
NFA(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중소상공인(SME)의 경우 선행물류에 대한 효율화 필요성을 갖고 있고, 이들을 대상으로 밀크런 순회집하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파스토는 NFA 일원으로, 화물맨은 운송분야의 전통적인 강자로서 두 회사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고려대 연구진의 참여를 통해 AI 기반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엔진을 자체 개발하게 되었다.
국내 운송 상황에 최적화된 AI TMS는 입고, 출고, 센터 간 이동, 판매처 배송 등 풀필먼트 영역과 물동량, 운송 거리, 국내 도로 특성 및 시간대별 교통 상황 등 화물 운송 영역의 데이터를 조합해 가장 최적화된 차량과 운송 경로를 추천한다.
서비스 이용시 출발지와 도착지, 상차일과 입고일, 팔레트 종류와 개수 같은 최소 정보만 입력하면 차량 배차를 받을 수 있고, 예약 및 운송 현황도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한번 입력한 필수 정보를 활용해서 재입력할 필요 없이 신속하게 재예약할 수 있으며, 운송에 필요한 서류도 일괄 출력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모카 서비스 이용 요금은 업체 최저 수준으로 서비스 구간에 따라 세분화되어 있어 이용한 거리만큼 지불하면 된다.
쿠팡의 3PL운송시장 가시화와 함께 NFA의 운송모빌리티 서비스 출시 등으로 기존 정체되어 있는 운송 부문에 한층 더 ‘스마트’한 미래의 혁신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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